제353장
하지만 신지수가 육이준의 뻔뻔함을 과소평가한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엔 부드럽고 우아하며 예의가 바른 데다 행동 하나하나가 신사적이라 흠잡을 데 없는 남자였지만 사람에겐 언제나 이중성이 존재하는 법이다.
육이준은 가지 않고 남아있는 것도 모자라 뻔뻔하게 신지수를 따라 약재 창고까지 들어갔다. 오승연은 손님을 보내고 싶어도 어찌할 수가 없었다. 대놓고 단호하게 쫓아낼 엄두가 나지 않아 서서 옆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신지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눈앞에 있는 약 가루를 조합하고 있었다.
육이준은 눈앞에 놓인 오색찬란한 가루를 보며 조금 신기한 듯 손을 뻗어 한 움큼 집어 냄새를 맡더니 이렇게 물었다.
“냄새가 이상한데요. 이건 뭐죠?”
“독약이요. 피를 토하고 언어 기능을 상실하게 하죠.”
신지수의 농담 반 진담 반인 어투에 육이준의 손은 허공에 굳어버렸고 충격을 받은 듯 굳어진 표정은 쩍쩍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아니겠지? 저렇게 예쁘게 생긴 사람이 이런 악독한 마음을 지녔다고?’
육이준은 재빨리 손을 거두며 신지수가 불량배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던 첫 만남을 기억해 냈다.
당시 신지수는 도움을 청할 사람 하나 없이 맨손으로 그들을 상대했다.
그때도 참 독한 여자라고 감탄했었다.
육이준은 문득 정신을 번뜩 차리고 공손하게 뒤로 두 걸음 물러서더니 다시 진지한 어투로 돌아와 떠보듯 말을 건넸다.
“지수 씨, 혹시 형 옆에 따라다니는 여자 때문에 화가... 난 거예요?”
“...”
독약을 조제하던 신지수의 손이 멈칫하며 한참 뒤에야 그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이도하의 곁에 여자가 생겼나? 어쩐지.’
신지수는 육이준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오히려 이렇게 되물었다.
“육이준 씨, 이도하 씨가 강성에서 뭘 찾는지 알려줄 수 있어요? 혹시 신씨 가문과 관련된 건 아니겠죠?”
그녀는 이도하가 한밤중에 두 번이나 신씨 저택에 몰래 들어갔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었다.
신분을 숨기고 강성에 머물렀던 이도하의 행적을 종합해 보면 분명 뭔가 사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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