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3장
신지수가 육이준을 흘깃 쳐다보니 진지한 표정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정말 그랬나 보다.
신지수는 잠시 침묵을 지켰고 전화를 걸었을 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달콤하고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를 떠올렸다. 나긋나긋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무척 예쁘고 살가운 여자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도하가 여자 복이 참 많은가 보다.
신지수는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뀐 차 앞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가도 돼요.”
그제야 육이준은 시동을 걸고 속도를 줄여 운전하다가 다시 신지수를 흘끗 쳐다보며 물었다.
“신지수 씨, 무슨 일 있었던 건 아니죠?”
“없어요.”
신지수는 웃으며 여전히 발그스레한 볼을 가리켰다.
“잘 지냈어요. 잘 놀고 와서 살도 4킬로나 찐걸요.”
육이준은 다소 의아했다.
“왜 놀러 가면서 휴대폰까지 꺼놨어요?”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꺼버렸어요.”
신지수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엉뚱한 핑계를 대며 얼버무렸다.
육이준 역시 더 생각하지 않았고 일리 있는 말에 설득당했다.
그도 마음이 답답할 때면 가끔 이런 행동을 한다. 무더기로 쌓인 일은 내버려둔 채 딸을 데리고 놀러 가곤 했다.
일종의 일탈이다.
일탈한 그 순간만큼은 아주 즐겁다.
육이준은 무심코 차 음악을 틀었고 셋집 밑에 도착해 신지수가 내릴 때까지 차 안에는 잔잔한 첼로 선율이 흘러나왔다.
“고마워요.”
남에게 신세 지는 것을 싫어하는 신지수가 주머니를 뒤져보니 강민아가 준 소금 한 주머니밖에 없었다.
육이준은 그녀의 생각을 한눈에 알아차리고는 웃으며 말했다.
“별것도 아닌데 됐어요.”
잠시 멈칫하던 그가 말했다.
“정말 마음이 불편하면 나 좀 도와줄래요? 우리 딸 하영이가 잠을 못 자고 밤에 자꾸 깨는데 어떡하면 될까요?”
육이준은 신지수의 의술을 여러 번 본 적이 있었고 심지어 그의 집안 어르신도 신지수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적이 있었다.
지난번 신지수에게 사과하러 다가갔을 때도 신지수가 하영이의 등을 두드려주자 하영이의 목에 낀 가래가 말끔히 빠져나갔다.
신지수에게 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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