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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장

노씨 가문은 여전히 아주 엄숙한 분위기였다. 신지수가 들어가고 싶었지만 한 발만 내디뎠을 뿐인데 컵이 신지수에게 날아왔고 그녀가 옆으로 피하자 컵이 바닥에 떨어지며 산산조각 났다. 컵을 던진 사람은 다름 아닌 노수정이었다. 가슴에 흰 꽃을 달고 검은색 옷을 입은 노수정은 마치 불청객을 보는 듯 악의에 찬 눈빛으로 신지수를 바라보았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당장 꺼져, 어서!” 노수정은 아무렇지도 않게 근처에 있던 다른 물건을 집어 신지수를 향해 던졌다. 신지수는 날아오는 재떨이를 피하기 위해 재빠르게 옆으로 움직였다. 재떨이의 무게와 크기 때문에 제대로 머리를 맞으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었다. 신지수의 표정도 굳어졌다. 노현호의 마지막을 보내줄 생각만 아니면 오지도 않았을 거다. 그녀는 심호흡하고 말했다. “할아버지께 인사만 드리고 갈게요.” 그런데 이 말을 듣자마자 노수정의 감정은 더욱 격해졌고 그녀는 곧바로 욕설을 퍼부었다. “그딴 가식 필요 없어. 정말 할아버지가 안중에 있었으면 돌아가신 날에도, 장례 치를 때도 보이지 않다가 왜 이제야 와? 신지수, 너 참 양심 없다. 내가 어떻게 너같이 무정하고 냉혈한 애를 낳았을까!” 노수정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신지수를 바라보았다. 안으로 들여다본 신지수는 그제야 노씨 가문에서 치르는 게 노현호가 아닌 노경민의 장례식이라는 걸 알았다. 조문을 온 사람들 사이에서는 귓속말과 수군거리는 대화가 오갔다. “노씨 가문에서 대체 누구를 건드린 거야? 안심 한의원이 불타더니 노현호가 죽고 장례식 끝나기 바쁘게 도시 외곽에서 노경민 시체가 발견됐잖아.” “듣기론 노경민이 헬기에서 떨어졌다는데 아주 처참한 몰골이었대!” “헬기에서 떨어졌는지 떠밀린 건지 누가 알겠어... 어쨌든 이제 노씨 가문은 셋째네 손에 들어갔네.” “셋째네 대단해. 전에는 가만히 있으면서 노경민에게 억압받다가 이제 단번에 신분 상승했잖아.” “맞아!” 사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으며 신지수는 비로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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