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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장

이유영은 미소를 지으며 꽃을 뒤로하고 전화영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이미 사람 시켜서 준비했으니까 이따가 내 동생 오면 같이 한산 사원으로 가자고 할 거예요. 그때...” 이유영은 전화영에게 손짓하며 가까이 오도록 했고 전화영이 곧 귀를 가져다 댔다. “그때 내가 두 사람이 있을 기회를 만들어 줄 테니까 잘 잡아요. 알았죠?” 이유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자가 먼저 다가오는 걸 거절할 남자는 없어요. 아가씨는 가끔 보면 너무 얌전해요.” 전화영은 부끄러운지 얼굴에 홍조가 피어오르며 작게 말했다. “알겠어요. 새언니, 제가 노력해 볼게요...” 이유영은 만족스러운 듯 그녀의 손을 두드렸다. 두 사람은 마당에서 햇볕을 쬐며 이도하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도하는 요즘 무척 바빴다. 오랫동안 신명에 돌아오지 않아 회사 일만으로 서류가 무더기로 쌓였고 다른 사업들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사소한 건 아랫사람들에게 맡길 수 있지만 일부 중요한 일은 그가 직접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신명 비즈니스 센터에서 가장 높은 건물 꼭대기 층에 위치한 대표 사무실에는 바닥부터 천장으로 이어진 통유리창을 통해 신명 전경을 탁 트인 시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이도하는 서류 더미를 막 처리하고 펜을 내려놓은 뒤 옆에 있던 휴대폰을 켰다. 많은 사람이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딱 한 명, 신지수만 빼고. 그 여자가 지금 뭐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도하가 직접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 너머엔 차가운 기계음만 들려왔다.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이도하는 눈살을 찌푸렸다. 며칠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신지수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번마다 상대는 받지 않았다. 일부러 안 받는 건지, 아니면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지... 이도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서늘한 눈동자가 더 싸늘해졌다. 생각에 잠겨있다가 육이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육이준은 다소 놀라며 능글맞게 첫 마디를 뱉었다. “형, 왜요? 일주일밖에 안 지났는데 내가 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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