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9장
신지수가 재촉했다.
“출발하죠. 내가 말한 물건은 준비했어요? 약재랑 은침이요.”
“당연히 준비됐지.”
다리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라 정진구는 비행기에 있을 때 이미 준비하라고 명령했었다.
신지수가 원하는 건 희귀하고 비싼 약초였지만 정진구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신지수의 태도가 다소 의외라 정진구는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신지수, 나보다 네가 더 내 다리를 치료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신지수가 느릿하게 말했다.
“금성 날씨가 너무 싫어요. 온통 회색빛이잖아요. 빨리 다리 치료하면 강성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정진구의 눈동자가 번뜩이며 알 수 없는 섬광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더 말하지 않고 운전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지시했다.
벤틀리의 속도가 빨라졌고 이리저리 달리고 나서야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한 별장이었다.
외진 곳에 깊숙이 숨어 있는 그곳은 안에 들어서자마자 다른 곳보다 온도가 몇 도는 높게 느껴졌다.
신지수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냄새를 맡으며 눈썹을 치켜세웠다. 역시 부자는 부자인지라 별장 안에는 천연 온천이 여러 개 있었다.
정진구는 추운 계절이면 다리가 극심한 통증을 느끼곤 했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온천에 몸을 담그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온천이 있는 주변을 울타리치고 자신만의 별장으로 만들어 겨울이나 비 오는 날이면 요양하러 오곤 했다.
신지수는 자신이 원했던 약초를 확인하고 침구 세트와 기타 도구도 모두 준비했다.
“오랫동안 다리가 한기에 노출된 채 치료하지 않아서 제대로 치료하려면 그 한기부터 없애야 해요.”
신지수는 손에 든 약초를 흔들었다.
“정 대표님, 제가 먼저 약을 만들고 한 시간 후 온천에서 침을 놔드리죠.”
“그래.”
정진구는 무심하게 부하 두 명을 시켜 일손을 도우라고 했다.
그는 돌아서면서 희미하게 들리는 목소리로 지시했다.
“잘 지켜봐.”
“알겠습니다.”
부하들은 가족인 정진구가 신지수를 이용하는 동시에 경계한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
그녀가 자기 다리를 치료할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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