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장
도윤이는 힘에 밀려 작은 몸으로 흙더미와 잡초 더미에 떨어졌지만 그것들이 받쳐줘서 심하게 아프지 않았다.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고개를 들어 겁에 질린 채 외치는 것이었다.
“누나!”
하지만 미끄러운 경사면 아래에는 신지수의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하하하!”
신정우는 미친 듯이 웃으며 피가 묻어 있는 땅에서 파낸 작은 도자기 조각을 손에 쥐고 있었다. 신지수가 조금 전 그가 달려들었을 때 도윤이를 지키기 위해 멈칫하던 순간 그에게 긁혀서 남긴 피의 흔적이었다.
신이 도왔다.
타이밍, 장소, 사람 모든 게 완벽했다.
신지수가 옆이 비탈길이고 그 중간이 폭포와 연결되는 절벽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도 다행이고 도윤이 때문에 주의력이 분산된 것도 다행이고 그에게 죽을힘을 다해 싸울 수 있었던 마지막 힘이 남은 것도 다행이었다.
이번에도 놓쳤다면 받아들였겠지만 하늘이 그의 편이 되어주었다.
신지수는 추락했고 밑은 절벽이라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신정우는 미친 듯이 웃자 도윤이는 바닥에 주저앉아 겁에 질려 멍한 얼굴로 바라보았고 무의식적으로 도망치려다가 신정우의 눈빛에 제자리에 멈춰버렸다.
“도망쳐? 어디로 도망치려고?”
신정우는 매섭게 웃으며 도윤의 팔을 붙잡고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너도 내려가!”
그렇게 말한 뒤 도윤이를 던지려던 순간, 한발 앞서 있던 누군가가 도윤이를 붙잡았고 상대가 신정우를 몇 미터 날려버리는 묵직한 발차기를 날렸다!
신정우는 피를 몇 모금 뱉었고 머리는 바위에 세게 부딪혀 숨이 붙어 있는지조차 모른 채 다시 기절했다.
이미 자리를 떠났다가 소란을 듣고 돌아온 이도하였다.
도윤이는 두려움에 떨며 옆의 경사면과 절벽을 가리키더니 힘없이 외쳤다.
“누나! 누나가 떨, 떨어졌어요! 흑흑!”
이도하는 어린아이를 옆으로 두고는 곧바로 경사면 아래쪽으로 몸을 숙였다.
신지수가 떨어졌다고?
이도하는 이 순간 자신이 내뿜는 기운과 먹물 같은 동공이 주홍빛으로 물든 것처럼 얼마나 무서운지 몰랐다.
눈앞의 폭포에서 흐르는 물소리는 시끄러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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