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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장

절벽 끝에 걸린 검은 외제차의 번호판이 낯익었다. 신씨 가문 차다. 즉, 차 안에 갇힌 사람이 신윤아라는 뜻이다. 예상대로 이 생각이 스쳐 지나가자마자 신지수는 차 안에서 신윤아의 겁에 질려 울먹이는 소리를 들었다. “서진 오빠, 살려줘요, 살려줘!” 육서진도 초조했다. 어제 한밤중에 신윤아가 청원 마을에 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 잠시 짜증이 났다. 할아버지의 명령을 받고 이곳에 온 건데 신윤아가 숨 막히게 자신을 통제하려는 것에 역겨운 마음이 들었다. 그가 어디를 가든 그녀는 따라오려 했다. 마치 죄수를 감시하듯. 전화기 너머 그가 짜증 섞인 어투로 대충 대답하는 게 들렸는지 신윤아는 이성을 잃고 울어대기 시작했다. 육서진은 신윤아의 울음소리에 짜증이 나서 전화를 끊었다. 그 후 새벽까지 신윤아는 연락이 없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지만 신윤아가 마을에 온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육서진은 전화를 걸어 신윤아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지금 사람은 차 안에 있고 차는 벼랑 끝에 매달려 있었다! 육서진은 즉시 구조대에 전화를 걸어 최대한 빨리 오라고 했다. 동시에 마을 사람들은 차량이 갇혔다는 사실을 알고 사람들을 모아 구하러 왔다. 마을 사람들은 간단하고 유용한 해결책을 제시했는데 먼저 돌을 움직여 차체를 고정한 다음 안에 있는 사람들이 서둘러 뛰어내릴 수 있도록 문을 여는 것이었다. 육서진은 그런 방법이 통하지 않을 것임을 직감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마을 사람들의 방법이 어리석고 쓸모없어서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신윤아가 죽을까 봐 걱정이었다. 그래서 구조 작업이 멈춘 거다. 신지수가 도착했을 때 육서진이 그 아이디어를 낸 마을 주민에게 거침없이 삿대질하며 훈계하는 모습이 보였다. “차에 탄 사람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겠어? 아무런 위험도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냐고? 못하겠으면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려.” 훈계를 받은 마을 주민은 마을에서 사람 좋기로 유명한 아저씨로 평소에는 말이 많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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