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7장
신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예요, 할머니.”
채정숙과 신지수는 혈연관계는 아니었지만 신지수가 어렸을 적 신정호와 오미란에게 학대를 받아 밥도 제대로 못 먹을 때 채정숙이 자주 찐빵이나 삶은 달걀을 몰래 챙겨주었다.
이후 마을에서 버려진 민가를 개조해 초등학교를 세웠는데 입학비가 2만 원과 말린 고기 한 줄이었다.
시설은 열악했지만 모든 아이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신정호와 오미란은 신지수에게 돈을 한 푼도 쓰기 싫어했다.
그래서 신지수는 어쩔 수 없이 창가에 몰래 매달려 배운 뒤 나뭇가지로 땅에 글을 쓰며 공부했다. 이 모습을 보던 채정숙은 대나무 바구니를 팔아 번 돈으로 신지수의 학비를 내주었다.
그 2만 원은 100원씩 모은 낡고 두꺼운 동전 뭉치였다.
신지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할머니, 눈도 안 좋으신데 몸을 잘 챙기셔야죠. 산에 가서 대나무를 계속 자르시는 건 너무 힘들어요. 제 말대로 이제는 바구니 만들지 마세요.”
“그래, 알았어.”
채정숙은 허허 웃으며 대답했지만 말뿐이라는 것이 뻔히 보였다.
신지수는‘네 말을 듣지만 다음에 또 할 거야’라는 채정숙의 생각을 눈치채고서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할머니, 저는 진지해요. 산길도 험한데 이제는 바구니 만들지 마세요. 그리고 이젠 겨울이라 손도 갈라지셨잖아요. 설마 세탁기 돌리는 전기 요금 아끼려고 아직도 강가에서 빨래하시는 건 아니죠?”
“아니야. 네가 사준 물건들 있잖아. 매일 쓰고 있어.”
채정숙은 신지수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데리고 가더니 여기저기 뒤져서 사탕과 과자 그리고 달걀빵 같은 맛있는 것들을 한가득 꺼내놓았다.
신지수는 웃음이 나왔다. 아마 이 세대의 어른들은 모두 맛있는 것들을 모아두고 평소에 아끼며 안 먹다가 손주가 오면 금방 꺼내와 대접하는 습관이 있는 것 같았다.
“지수야, 여기 얌전히 앉아 있어. 할머니가 작은 생선을 바삭하게 튀겨줄게. 이 생선은 오늘 아침 옆집 아저씨가 준 거야. 아주 신선해.”
옆에 있는 대야에는 정말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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