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장
“하나야, 퇴근했어?”
“방금 했어. 무슨 일이야?”
“언니가 방금 요리 좀 했는데 네 형부가 글쎄 저녁에 모임이 있다고 밖에서 먹는대. 우리 집에 와서 밥 먹을래?”
임하은의 목소리가 뭔가 풀이 죽은 듯했다.
임하나는 어릴 적부터 언니와 함께 자라 곧바로 뭔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챘다. 그녀는 들고 있던 과일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
언니네 아파트는 나름 괜찮은 아파트라 환경과 주변 시설이 다 좋았다. 당시 임하은이 진우석과 결혼한 것도 절반은 이 아파트 때문이었다. 그때 임하나도 형부가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 언니에게 비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따뜻한 가정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임하나와 임하은 모두 틀렸다.
남자가 돈을 잘 벌면 가정을 내팽개치기 일쑤였다. 진우석의 180도 다른 결혼 전후의 모습이 바로 그 생생한 예였다.
임하나는 차를 타고 근처에서 내렸다. 아파트 문 앞까지 걸어가자 임하은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언니.”
임하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임하은도 다가와 웃는 얼굴로 맞이했다.
“하나야.”
“과일 사 왔어. 다 언니가 좋아하는 것들이야.”
임하나는 주머니를 들어 보였다. 원래는 이옥자의 병문안을 가려 했다가 갑자기 언니 집으로 가게 되어 다시 돌아가서 두어 가지를 더 샀다.
임하은이 웃으며 말했다.
“빈손으로 와도 되는데 뭘 이렇게 비싼 과일을 사 왔어? 금방 일해서 돈도 얼마 없을 텐데. 이럴 때는 자신한테 투자 많이 해야 해.”
“괜찮아.”
두 자매는 손을 잡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면서 집으로 들어갔다.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한약 냄새가 임하나의 코를 찔렀다.
“언니, 누가 한약 먹어?”
임하은은 슬리퍼를 챙겨주며 대답했다.
“내가.”
“멀쩡한데 무슨 한약 먹어?”
“네 형부가 아이를 원하는데 임신이 안 돼서... 시어머니가 한약 보내줬는데 먹어 보려고.”
임하은이 대답했다. 임하나는 주방으로 들어가 냄비 뚜껑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봐도 무엇인지 모르겠고 그저 냄새만 지독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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