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장
소이현과 육성재가 떠난 순간 강인하는 임하나의 손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였다. 건들건들했던 표정마저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어깨가 축 늘어진 게 어딘가 우울해 보이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임하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고 강인하가 했던 말을 조금 믿기도 했다.
“진짜... 이현이를 좋아했군요?”
강인하는 자신을 비웃는 듯했다.
“왜요? 못 믿겠어요? 내가 이현이랑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임하나는 멈칫하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인하 씨가 좋은 사람 같지는 않지만 이현이도 다를 게 없거든요.”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는 둘째치고 적어도 비슷한 스타일이긴 했다.
강인하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 참 재미있는 사람이네요.”
임하나는 어이가 없었다.
“사실이에요. 이현이는 나쁜 년이에요. 이현이 때문에 우울해할 필요 없다는 거예요.”
“걔가 인하 씨 남자 친구를 빼앗았는데 정말 신경 안 써요?”
“처음에는 신경 썼죠. 그런데 이젠 그냥 역겨울 뿐이에요.”
강인하는 그녀의 말을 되새기면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임하나를 쳐다보았다.
“성격이 아주 털털하네요? 정리가 나보다 더 빠른데요?”
임하나가 다시 바로잡았다.
“성격이 털털하고 정리가 빠른 게 아니라 시간과 정력을 이런 사람한테 낭비하는 게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인생은 참 짧아요. 살면서 사람을 잘못 볼 때가 한두 번이 아닐 텐데 매번 계속 신경 쓴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겠어요. 안 그래요?”
강인하가 웃어 보였다.
“저 둘한테 복수하고 싶지 않아요? 우리 손 잡는 거 어때요?”
그러자 임하나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관심 없어요.”
그녀는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그런데 그중에는 복수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
소이현은 육성재의 뒤를 따랐다.
“성재야, 제발 믿어줘. 나 진짜 아까 그 남자 몰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 알 리가 있겠어?”
“그래.”
육성재는 대꾸만 할 뿐 발걸음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화났어? 내가 어떻게 증명해야 믿을 건데? 아까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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