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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장

“안 돼요.” 강인하는 마음이 조여왔다. 임하나가 손을 정말 놓기라도 할까 봐 너무 무서웠다. 손을 놓으면 떨어지는 건 임하나가 아닌 자기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나 씨, 원하는 게 있으면 나한테 말해요. 다 해줄게요. 일단 먼저 내려와요.” 강인하가 부드러운 말투로 타일렀다. 소이현은 강인하의 옆에 서서 착잡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전에 한마음 한뜻으로 소이현을 좋아할 때도 강인하는 이렇게 조심스러운 적이 없었다. 임하나가 고개를 저었다. “내가 갖고 싶은 건 강인하 씨가 줄 수 없어요. 강인하는 그저 아저씨가 기르는 개잖아요.” “...” 강인하는 이를 악물더니 어딘가 화가 난 듯 비아냥댔다. “맞아요. 하나 씨 말 다 맞아요. 나는 그냥 개일 뿐이에요. 그러면 육현우는 뭔데요? 육현우도 나랑 별반 다를 바 없어요. 육진태에게 복수하려고 일부러 당신한테 접근해서 육성재를 감옥에 처넣었죠. 내가 개라면 육현우는 개보다 못한 존재예요.” “닥쳐요. 함부로 말하지 마요.” 이때 문 쪽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임하나가 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이내 육진태가 시야에 들어왔다. 임하나는 육진태를 본지 꽤 되었다. 마지막으로 본 건 육성재의 재판에서였다. 사실 고작 몇 달 지났을 뿐인데 임하나는 육진태가 매우 낯설었다. 머리가 하얗게 센 육진태는 체구는 예전처럼 꼿꼿했지만 눈동자는 따듯함을 별로 찾아볼 수 없었다. “하나야, 아이는 보고 싶지 않니?” 육진태가 덤덤한 표정으로 임하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눈빛에서 전혀 온도가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서 뛰어내릴 용기는 있지만 아이가 엄마 없는 자식으로 크게 할 용기는 있는 거니?” 임하나가 멈칫하더니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아저씨, 육성재 일로 저와 육현우 씨를 증오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육성재가 그렇게 된 건 다 육성재가 자초한 일이에요. 계속 이렇게 틀린 길로 나아가실 건가요?” “틀렸다?” 육진태가 차갑게 웃었다. “뭐가 맞고 뭐가 틀린 거지? 옳고 그름은 그저 사람이 자기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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