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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장

임하나는 육현우와 차에서 사랑을 나눴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비록 마지막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할 건 다 했다. 육현우는 임하나를 품에 꼭 끌어안고 귓불에 키스했다. “이제 말해줄래요? 왜 전화 안 받았는지.” 임하나는 아직 가쁜 숨을 몰아쉬며 육현우의 팔에 힘없이 기대 말캉한 소리로 말했다. “난 전화 안 받은 적 없는데요. 안 받은 건 현우 씨잖아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이렇게 당당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임하나는 너무 억울했다. “내가 언제 전화를 안 받았다고 그래요?” 육현우도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뭔가 생각난 듯 핸드폰을 꺼내 통화 기록을 뒤졌다. “이때면 비행기 이륙할 때라 전원을 끌 때였을 거예요. 그때 마침 전화를 걸어와서 자동으로 끊겼을 거예요.” “비행기요?” 임하나가 눈을 깜빡거렸다. “안은실 씨가 하루 종일 회사 안 나왔다고 했는데 외지 출장 간 거예요?” “출장은 아니고 자잘한 일 처리 하러 갔다 왔어요.” 육현우가 손바닥으로 임하나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눈동자에 서린 살기도 조금 사라졌다. “이것 때문에 전화를 안 받은 거예요?” 임하나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임하나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전화가 아예 안 들어왔잖아요.” 핸드폰을 켜고 나서야 임하나는 핸드폰이 비행 모드로 되어있음을 발견했다. 임하나는 생각났다. 어젯밤 잠이 오지 않아 핸드폰을 자꾸 만지작거렸는데 저녁에 켰다가 잘 보이지 않아서 잘못 누른 것 같았다. “...” 임하나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 실랑이를 벌였는데 결국 오해였다. 이 오해로 밤새 슬퍼했던 것이다. 육현우는 한 손으로 임하나의 허리를 감싸더니 다른 손으로 임하나의 눈가를 톡 건드리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어제 잘 못 잤어요?” 임하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나도 잘 못 잤어요.” 육현우가 말했다. “그 사람을 보자마자 바로 달려왔어요.” 육현우는 임하나의 손을 잡고 손바닥을 펴더니 자기 얼굴에 갖다 댔다. “봐봐요. 나 초췌해졌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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