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장
임하은은 임하나의 생각을 알아채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나야. 회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아. 용감하게 직면할 필요가 있어. 그래야 문제가 해결된다니까.”
임하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마치 타조가 머리를 모래 속에 파묻은 것처럼 말이다. 그래야만 외부에서 가해지는 상처를 피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결국 그날 임하나는 잠을 자지 못했다.
낮에 들은 얘기가 너무 무겁고 아파서 그런지 눈만 감으면 자꾸만 악몽을 꿨다.
그렇게 자다 깨기를 반복하다 날이 밝았다.
이른 시간이라 임하은은 아직 자고 있었다.
임하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외투를 입고 아침을 사러 밑으로 내려갔다.
아침이라 입원 병동은 썰렁했다. 날도 아직 채 밝아오지 않아 흐릿했고 가로등도 아직 켜져 있었다. 바람이 불어오자 임하나는 자기도 모르게 온몸을 파르르 떨었고 닭살이 쫙 돋았다.
그렇게 차가운 안개 속에서 까만색 세단이 천천히 그녀를 향해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그러다 차는 그녀 앞에 멈췄다.
차문이 열리고 익숙한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몽롱한 안개를 뚫고 그녀 앞에 나타났다.
“왜 전화를 안 받아요?”
“...”
임하나는 눈앞에 선 남자를 보며 진실감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육현우는 임하나의 눈에 난 다크서클을 보고는 화가 사그라들어 얼른 그녀를 차에 태웠다.
차 문이 닫히며 바깥의 한기를 막아주었다.
“아직도 육성재 일로 나한테 화난 거야?”
육현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임하나가 멈칫했다. 화난 건 분명 육현우였다.
“육성재가 그렇게 중요해?”
육현우는 화가 치밀어 올랐는지 어두운 눈빛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속사포로 날아드는 육현우의 책망에 임하나는 억울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말다툼에는 익숙지 않았던 임하나는 마음이 돌로 짓누르는 것처럼 너무 무거웠다.
“나는 앞에서 죽어가는데 나 몰라라 할 수 없었어요...”
만약 다시 한번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육성재가 일부러 설계한 일이라는 걸 몰랐다면 여전히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 사람이 육성재든 아니든 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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