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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장

여강석이 이렇게 말하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문자에 회신하러 갔다. 신효신이 연신 고개를 저었다. “빙산 같던 형님이 녹기 시작했으니 누구 하나 빠져 죽을까 봐 무섭네.” ... 저녁. 김정우와 육현우가 병원으로 향했다. 임하은은 김정우를 보고 얼굴이 천천히 굳었고 인사할 생각이 없어 덤덤하게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하지만 김정우는 그런 임하은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보다 못한 임하나가 이렇게 물었다. “김 대표님, 뭘 그렇게 보세요?” 김정우가 웃으며 말했다. “RH 혈액형이라면서요?” “네.” 임하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왜요?” 김정우가 말했다. “RH 혈액형 유전되는 거 모르죠?” 임하나는 점점 더 어리둥절해졌다. “그래서요?” 하지만 김정우는 더 설명하기 싫은지 임하은에게 이렇게 말했다. “임하은 씨, 단둘이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 임하나는 김정우와 임하은에게 무슨 할 얘기가 있는지 몰랐지만 그래도 김정우의 의사를 존중해 육현우와 같이 병실에서 나갔다. 육현우가 임하나 이마에 붙은 잔머리를 떼어주며 말했다. “하루 종일 병원에 있었는데 안 답답해요?” 임하나가 말했다. “괜찮아요.” 임하나는 앞으로 다가가 엿들을 생각이었지만 육현우가 그런 임하나를 잡아당겼다. “알고 싶은 게 있으면 나한테 물어봐요.” 임하나가 눈을 깜빡였다. “김 대표님이 여긴 왜 왔어요? 그리고 RH 혈액형이 유전이라는 얘기는 왜 꺼낸 거예요? 우리 언니는 왜 찾아온 거고요?” “질문이 너무 많은데요?” 육현우가 웃으며 덧붙였다. “산책하러 가요. 하나씩 설명해 줄게요.” ... 병원 아래에 있는 공원은 정교하면서도 예뻤다. 가로등이 밤을 환히 비췄고 분수에는 사람들이 적잖게 모여 있었다. 하지만 구경할 마음이 없었던 임하나는 육현우를 잡고 계속 질문을 이어 나갔다. 육현우는 임하나에게 대답을 알려주기 전 오히려 이렇게 되물었다. “하나 씨, 혹시 하은 씨랑 별로 안 닮았다고 느낀 적 없나요?” “안 닮은 건 맞아요. 근데 그게 무슨 문제 되나요?” 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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