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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장

“내가 고리타분한 사람은 아니지만, 내 손주며느리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채 시집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하나야, 딱 한 가지만 묻을게. 현우와 평생을 함께할 준비가 된 거니? 이 아이를 지울 생각은 있는 거니?” 이옥자는 임하나를 지그시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렸다. 임하나는 한동안 침묵했다. 그녀는 이옥자의 질문을 곱씹으며 생각에 잠겼다. ‘과연 현우 씨와 평생을 함께할 준비가 되었을까?’ 솔직히 말하면 임하나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모든 것이 너무 갑작스럽게 다가와서 준비할 틈도 없이 이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다고 할 수 있었다. 육현우에 대한 감정이 어떤지에 대한 질문에 그녀 자신도 확실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굳이 대답을 찾자면 아마도 육현우가 아이의 아버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임하나가 오랫동안 대답을 하지 못하자, 이옥자는 한숨을 쉬며 다시 말했다. “내가 보기엔 현우가 너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 하지만 하나야, 네 눈빛은 아직 흐릿해 보여. 할머니에게 네가 현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솔직하게 말해줄 수 있겠니?” 임하나는 조금 힘겹게 침을 삼키며 대답했다. “저는... 솔직하게 말하자면 잘 모르겠어요.” 이옥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대답이 그녀의 예상 밖이 아니었던 듯했다. 이옥자가 다시 말했다. “오늘 은아가 나한테 전화했었어. 현우가 너 대신 4억 원을 갚아줬다고 하더구나. 혹시 그 대가로 현우와 사귀기로 한 거니?” 임하나는 잠시 생각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 아이의 존재는 임하나가 육현우를 받아들이게 된 필수 조건이었고, 그 4억 원은 또 다른 조건이었다. 이 두 가지 조건 때문에 그녀는 더 이상 육현우를 거부할 이유가 없게 되었다. 이옥자는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하나야, 현우는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야. 네가 현우와 평생을 함께하기로 결심했다면, 현우와 진심으로 함께해줘. 하지만 그런 결심이 없다면... 할머니는 네가 현우를 다치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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