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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장

택시가 인하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임하은은 잠들어 있었다. 기사는 차를 세우고 창문을 연 다음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여유롭게 피우고 있었다. 그러나 시선을 계속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에 있는 임하은의 얼굴을 살피고 있었다. 기사의 눈빛은 어두웠는데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때 갑자기 다급히 울리는 휴대폰 벨 소리가 조용함을 깼다. 기사는 휴대폰을 꺼내서 바로 무음 모드로 바꿔놓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하은은 그 소리에 깼다. “도착했나요?” 임하은은 눈을 비비며 쳐다보고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는 자기 가방을 챙기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감사합니다, 기사님.” 기사는 차창에 기대어 임하은이 어두운 계단으로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담배를 한번 깊게 빨고 불을 끈 다음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임하은이 마침 집 앞에 도착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고객님의 예약이 시간을 초과하여 자동으로 취소되었습니다.] ‘자동 취소라고?’ 임하은은 의아해하며 택시 예약앱에 들어가 확인했다. 그런데 보자마자 소름이 돋아 얼어붙었다. 조금 전에 임하은이 예약했던 택시는 취소되었다. 그렇다면 조금 전에 자신을 집까지 데려다준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임하은은 상세 페이지에 들어가서 차 번호를 몇 번이나 확인하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차 번호를 잘못 본 것이다. 원래는 [22자 2625]인데 [22자 2635]로 잘못 본 것이다. 중간에 숫자 2를 3으로 잘못 봤다. ‘어떻게 잘못 볼 수 있지!’ 임하은은 또다시 조금 전에 그 기사의 눈빛이 떠올랐다. 분명 익숙한데 어디서 봤던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임하은은 머릿속에 그 흉악한 얼굴이 스쳐 지나가자 겁이 나서 식은땀을 흘렸다. ‘설마?!’ 지난번에 하마터면 부딪혀서 임하은을 넘어뜨릴 뻔하고 집까지 데려다주며 약을 손잡이에 걸어두었던 그 남자다! 임하은은 소름이 끼쳤다. 이때 갑자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사람은 빠른 속도로 쫓아왔다. 임하은은 재빨리 문 옆에 있는 빗자루를 들고 그 사람이 다가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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