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장
임하나는 마땅히 반박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한입 먹어보니 고지 질도 맛도 매우 좋았다. 확실히 병든 돼지로 만든 갈비는 아니라는 생각에 임하나는 시름을 조금 놓을 수 있었다.
김아영도 이를 보고는 몰래 한시름 놓았다.
밥을 먹고 김아영은 탕비실로 들어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현우 오빠. 너무 과한 거 아니에요? 어떻게 갈비찜이 1,600원밖에 안 해요. 하나 씨가 놀라서 잘 먹지도 못하던데요?”
“그래서 점심을 굶은 거야?”
육현우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먹긴 먹었어요. 근데 몸보신 시켜주고 싶다고 해도 적당히 해요. 갈비찜이 1,600원이면 나도 안 먹을 거 같아요. 오늘은 내가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하나 씨 입도 대지 않았을 거예요.”
“알았어. 한 비서한테 얘기해 둘게.”
육현우가 멈칫하더니 끝내 참지 못하고 이렇게 물었다.
“요즘 입맛은 괜찮아 보여? 입덧은 좀 나아졌어?”
“괜찮아요. 가방에 말린 매실 넣고 다니더라고요. 엄마가 전에 새콤한 거 좋아하면 아들, 매운 거 좋아하면 딸이라고 했는데 혹시 하나 씨가 배 속에 있는 아이도 남자아이 아닐까요?”
“말린 매실?”
육현우의 귀에는 이 말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그러더니 전화를 끊었다.
김아영이 입을 삐쭉거렸다.
“알긴 뭘 안다는 거지? 새콤한 거 좋아하면 아들, 매운 거 좋아하면 딸이라고 했다고 기분 상한 건가?”
육현우는 전화를 꽉 움켜쥔 채 김아영이 한 말을 곱씹었다.
“새콤한 거 좋아하면 아들, 매운 거 좋아하면 딸이라고 했는데...”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아들이든 딸이든 육현우의 자식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지만 육현우는 딱히 감흥이 없었다. 짬이 날 때마다 머릿속은 임하나로 가득했다. 출장 온 지 한 주가 지났는데 그중 다섯 날은 꿈에서 임하나가 나왔다.
육현우는 주기태가 준 ‘처방’을 의심했다.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며 당분간 만나지 않으면 생각도 적게 날 것이라고 했다.
주기태의 건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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