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장
그 뒤로 며칠간 육현우는 출장 갔다.
한승호도 당연히 비서로서 육현우의 옆을 지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업무상의 수요로 안은실도 동행했다. 이걸로 안은실은 떠나기 전 사무실에서 잘난 척이라는 잘난 척은 다 했다.
커다란 대표이사 사무실은 임하나 혼자 쓰는 공간이 되었다. 텅 빈 사무실은 매우 조용했다. 안은실의 괴롭힘이 잠시 사라지자 임하나의 업무도 매우 수월해졌다. 매일 정시 출퇴근하는 나날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비록 지금도 입덧이 있긴 하지만 전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토하는 것 외에 다른 시간은 그냥 조금 메슥거릴 뿐이었다.
아이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게 임하나는 제때 끼니를 챙겨 먹었다. 먹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영양분을 잘 따져서 먹었다. 고작 한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확실히 살이 찐 것 같았다.
밥때가 되자 김아영이 임하나를 찾아왔다.
“하나 씨, 밥 먹으러 가요.”
요즘 김아영은 하루도 빠짐없이 이렇게 찾아왔다. 육현우에 대한 집념을 버린 후로 한스 그룹 구내식당 밥에 홀딱 반해버린 것 같았다.
김아영의 말에 근거하면 집념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데로 옮겨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아영의 집념은 육현우에서 식당 밥으로 옮겨졌다. 매일 시간을 재가면서 임하나를 데리고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자, 오늘은 뭘 먹어볼까나?”
“갈비찜, 양념 돼지갈비, 삶은 새우, 돼지국밥, 수육, 떡갈비!”
김아영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오늘 나온 메뉴를 하나씩 읊었다.
“와. 구내식당 메뉴가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은데요?”
임하나는 메뉴 아래에 표기된 가격을 보며 물었다.
“그저께 갈비찜 먹을 때 얼마였던지 기억나요?”
“아마 6,000원이었던 것 같은데요.”
임하나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5,600원이었어요.”
“아, 맞아요.”
김아영이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그때 하나 씨가 구내식당 밥이 점점 더 맛있어지는 것 같다고 감탄했었잖아요.”
“오늘 가격 한번 봐봐요.”
“갈비찜... 3,600원? 와, 미쳤다. 가격을 또 낮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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