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장

식사를 하는 최성훈의 몸짓은 매우 우아했다. 젓가락을 쥐는 동작조차도 아름다웠으며 그의 뼈마디가 뚜렷한 손은 마치 완벽한 예술 작품 같았다. 그릇의 면을 다 먹고 작은 홀짝홀짝 국물을 마시는 최성훈의 모습을 보면서 소윤정은 긴장이 풀렸다. 까다로운 성격의 최성훈은 상대가 원하는 걸 강하게 나오면 오히려 역효화만 불러올 뿐 부드럽게 대하면 효과가 있었다. 그가 국수를 다 먹었다는 것은 그의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가 아직 기분이 괜찮을 때를 빌어 소윤정이 물었다. “이제 하준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 수 있나요? 아이는 낯선 곳에서 잠을 못 자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거예요.” 마음속으로는 이미 최성훈의 머리를 때리고 싶었지만 그녀는 부드러운 모습을 가장하여 그의 동정을 얻고 양심을 자극해 하준의 행방을 알려주기를 바랐다. 국물을 마시던 남자는 갑자기 표정이 변하며 냉소적으로 코웃음을 치고 그릇을 식탁에 세게 내려놓고 일어나서는 말했다. “사람이 밥 좀 편히 먹을 수 있게 해줄래?” 그는 젓가락을 던지고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갔다. 소윤정은 그가 이미 다 먹은 면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밥을 못 먹게 했다고? 다 먹었잖아요! 이미 다 먹어놓고 왜 큰 소리를 치는 거예요?” 그녀는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계단을 오르던 남자는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그녀를 보며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 기분이 좋지 않아서 하준이 어디 있는지 생각이 안 나네.” 소윤정은 그의 가증스러운 표정을 보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 주먹을 꽉 쥐었다. 그를 물어뜯고 싶은 심정으로 말했다. “최성훈, 이건 납치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 하준은 그녀의 목숨과도 같았다. 최성훈은 분명히 자신을를 죽이려는 것이라고 소윤정은 생각했다. “경찰에 신고한다고?” 최성훈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 비웃음이 스며들며 마치 아주 웃긴 농담이라도 들은 것처럼 크게 웃었다. “마음대로 해.” 그는 더 이상 소윤정을 상대하지 않고 곧바로 계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