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장

소윤정은 지금 완전히 이혼에 집착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혼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태였다. 송이준과 함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넘어서 심지어 이 도시를 떠나 다른 곳에서 살라는 요구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최성훈은 그런 소윤정을 바라보며 그녀의 결심이 얼마나 단단한지 느꼈다. 어두워진 눈빛으로 최성훈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아있는 소윤정을 바라보았다. 둥글고 약간 살집이 있는 턱, 크고 선명한 쌍꺼풀을 가진 눈, 그리고 긴 속눈썹... 천장에 달린 크리스털 조명 아래 그녀의 속눈썹은 눈 아래에 부채꼴의 그림자를 드리웠고 얇고 붉은 입술은 그 순간 최성훈을 화나게 하는 말들을 내뱉고 있었다. 수많은 밤, 그 입술은 최성훈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했었다. 최성훈은 자신이 소윤정을 정말 싫어한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녀가 이혼을 먼저 제기했을 때 그의 첫 반응은 강한 반대였다. 이미 익숙해진 이 삶을 쉽게 바꾸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왜 그녀가 이혼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최성훈의 자존심을 이런 소윤정의 행동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도록 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신 그는 소윤정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만약 할아버지가 동의하신다면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그러나 최성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윤정이 그를 가로막았다. “할아버지 문제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신경 쓰지 마세요.” “당신은 그냥 이혼 서류에 서명하고 이혼 합의서를 나에게 주면 돼요.” 곧이어 최성훈이 무언가 더 말하려던 순간, 그의 핸드폰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옆에 있던 담배갑을 가볍게 잡고 전화를 받았다. “할아버지, 무슨 일이세요?” 그리고는 곧바로 핸드폰을 소윤정에게 내밀며 말했다. “할아버지야.” 소윤정은 전화를 받아 말했다. “할아버지, 저예요.” “윤정아, 너 지금 그 녀석이랑 밥 먹고 있다며?” “네. 하준이도 같이 있어요.” “그래, 한 가족이 함께하니 참 좋구나. 그럼 방해하지 않겠다. 그냥 내일 하준이 데리고 할아버지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