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소윤정은 사과를 깎으면서 하준이 하는 말을 듣고 아이의 입을 막고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은 이미 나와 버렸고 이제는 하준을 막을 수도 없었다.
최성훈이 그녀가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하도록 가르쳤다고 오해할까 봐, 소윤정은 서둘러 하준에게 말했다.
“아가, 그런 말을 하면 안 돼. 아빠는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어. 그러니까 아빠를 난감하게 하지 말자. 응?”
그녀의 목소리는 다소 급했고 말이 빨라지면서 목소리 톤도 높아졌다. 그 결과 하준에게는 마치 꾸짖는 것처럼 들렸다.
하준은 엄마의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뜨고 소윤정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이미 눈물이 고여 있었고 얼굴에는 커다란 당혹감과 서운함이 가득했다.
“엄마, 내가 뭘 잘못해서 아빠가 화난 거예요?”
아이의 순수한 얼굴에는 놀람과 슬픔이 서려 있었고 커다란 눈동자에는 공포가 담겨 있었다.
하준의 불안하고 슬픈 눈빛은 마치 칼처럼 소윤정의 마음에 깊게 꽂혔다.
그녀의 가슴은 순간적으로 아파왔고 숨이 멎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심장을 움켜쥐고 있는 것처럼 소윤정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잠시 후에야 그녀는 겨우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지만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다.
하준이 상처받은 것을 보고 최태수는 곧 화가 났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소윤정을 바라보았다.
“윤정아, 그게 무슨 말이야? 하준이는 성훈이의 아들이다. 아이와 함께 생일을 보내는 건 당연한 일이지. 바쁘긴 뭐가 바빠? 하준이는 최씨 가문의 후손이자 성훈이의 아들이다. 아버지로서 성훈이는 아이의 소원을 들어줘야 해.”
“무슨 시간이 없다고? 강수아랑 있을 때는 시간이 넘치는데?”
“왜? 강수아랑 있을 땐 시간이 남아돌고 아이랑 있을 땐 시간이 없어?”
최태수는 강수아를 가장 싫어했다.
과거에 그는 강수아를 떠나보내면서 큰돈을 주었고 강수아는 그 돈을 보고 즉시 강성시를 떠나기로 동의했다.
그렇게 강수아는 다시는 강성시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최성훈도 절대 그녀를 찾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몇 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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