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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장

이제 보니 특기가 하나도 없는데 학교에서 배운 것마저 선생님들에게 다 돌려준 것 같았다. 마트는 시끌벅적했다. 소윤정은 지금 상황이 낯설고 시끄럽게 느껴졌고 심지어 마음속에는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 백은지는 멍하니 사람들을 바라보는 소윤정의 팔을 잡아당겼다. “너무 많은 생각하지 마. 내가 있잖아. 하준이는 나한테 아들이나 다름없어. 내가 있는 한 하준이를 고생시키지는 않을 거야. 내가 먹고 살 수 있으면 너희 모자도 먹고살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 그녀의 말에 웃음이 터진 소윤정은 이전의 불편함이 말끔히 사라졌다. 두 사람은 카트를 밀며 진열대 앞에서 물건을 골라 담고 있었다. 바로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정아!”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보니 소윤정은 진열대 맞은 편에서 송이준을 보았다. 훤칠한 기럭지를 가진 남자가 꿀 떨어지는 시선으로 진열대 맞은 편에 있는 소윤정을 보며 웃음 지었다. “정말 우연이네!” 백은지도 송이준을 바라보며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선배. 오랜만이에요.” 송이준과 소윤정 사이의 일에 대해서도 백은지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소윤정이 최성훈과 이혼하면 두 사람을 이어주려고 하고 있었다. 백은지는 송이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었는데 사람도 괜찮고, 인품도 좋고, 집안도 좋고 생긴 것도 소윤정과 잘 어울렸다. 소윤정이 정말 최성훈과 이혼한다면 송이준은 정말 괜찮은 동반자였다. 소윤정은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지만, 백은지를 그녀를 위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송이준이 다급히 카트를 밀고 왔다. “두 미녀분은 뭐 사러 왔어? 너희들을 만나다니 나 엄청나게 운 좋은 거네. 하늘이 우리를 만나게 하셨으니 우연히 만남 김에 함께 식사하는 영광도 주시겠어요?” 그 말을 하며 송이준은 특별히 소윤정을 한 번 더 보았다. 며칠 못 본 사이에 그녀는 살이 좀 빠진 것 같았고 초췌한 표정으로 보건대 잘 지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최성훈의 경고를 떠올린 소윤정은 송이준과 많은 접촉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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