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나랑 염지훈을 위해 기회를 쟁취하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할머니랑 한 약속은 지킬 거예요. 저는 단지 할머니께서 저랑 염지훈이 이혼하기를 바라시는 이유를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할머니는 인내심이 별로 없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 염씨 가문의 손자며느리는 반드시 깨끗해야 한다고. 네 아버지가 당시 우리를 속인 것이 매우 화가 나는구나. 만약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네가 염씨 가문에서 제 분수를 지키지 않았다면, 나는 분명 가만히 있지 않았을 거야. 물론 이런 이유 때문만도 아니다. 송여은, 너는 지금의 송한 그룹이 염씨 가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까딱 잘못하면 염씨 가문에 폐를 끼친다는 걸 나보다도 더 잘 알고 있어. 네 아버지가 돌아가신 터라 네가 회사를 지키기에는 쉽지 않지. 지훈이의 아내는 염씨 가문에 보탬이 되어야지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우리 지훈이가 네게 별로 감정이 없어. 이제 알겠니?" ‘그러니까 지금의 송한 그룹이 염씨 가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네. 할머니는 참 사업가답게 계산에 밝네.” 할머니의 말을 듣고 난 나는 침묵한 채 급하게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고는 한참 뒤 평온하게 말했다. "만약 제가 오 년 전의 일에 대한 오명을 씻을 수 있고, 송한 그룹도 염씨 가문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그래도 저에게 염지훈이랑 이혼하라고 강요할 거예요?” 할머니가 차를 따르던 동작을 살짝 멈추고 나를 곁눈질로 쳐다보더니 주름진 얼굴에 조금의 의아함을 띤 채 물었다. "그 말은 지훈이랑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냐?" 나는 할머니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할머니, 이건 제가 오늘 병원에 가서 알게 된 거예요.”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초음파사진을 할머니에게 건네주었다. 할머니가 표정을 굳히고 의심스럽게 초음파사진을 한 번 보더니,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숨길 수 없이 기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임신했니?"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