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송씨 가문에서 쫓아내다
마당에 찬 바람이 휙휙 불어왔으나 나는 제자리에 선 채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는 마당에 잠시 서 있다가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아이 하나 때문에 헛수고를 했네.’
별장 안에 들어와 보니 송여월의 물건이 거실에 놓여있었고 송여월도 옷을 갈아입은 상태였다. 어머니는 어두운 얼굴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염지훈이 별장 안으로 돌아온 것을 본 송여월이 두 눈이 새빨개진 채 그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그 모습만 봐도 서러운 일을 당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이런 모습에 염지훈이 얼굴을 굳히고 물었다.
"왜 그래?"
그러면서 송여월이 싼 짐을 슬쩍 훑어보았다.
송여월은 눈물을 머금고 살짝 울먹이더니 염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훈아, 나 이제 더는... 집이 없어."
염지훈이 눈살을 찡그린 채 검은 두 눈동자로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그를 보지 않고 오히려 나를 바라보았다. 내 얼굴이 얼어서 빨갛게 된 것을 보고는 손에 든 망토를 내 몸에 걸쳐주며 나를 벽난로 옆에 데려다 앉혀 몸을 녹이게 했다.
나는 당연히 어머니와 송여월의 이상한 분위기를 눈치채고 어머니를 보며 말했다.
"엄마, 무슨 상황이야?"
어머니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나의 손등을 두드려주고는 염지훈과 송여월을 보며 평온하게 말했다.
"할 말은 이미 다 했어. 송여월, 너를 이십여 년 동안이나 키워줬으니, 송씨 가문은 너에게 할 만큼 다 했어. 너에게 빚진 것도 없고. 앞으로 너는 송씨 가문 사람이 아니야."
말을 마친 어머니가 염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훈아, 너랑 여은이의 일은 이치대로라면 어른인 내가 끼어들어서는 안 되겠지. 그러나 어머니인 나는 내 아이가 서러운 일을 당하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구나. 그 당시 우리가 여은이를 네게 맡긴 것은 네가 이 애를 행복하게 해주기를 바라서였어. 그러나 지금 보니 네가 그렇게 해주지 못할 것 같구나. 이 점은 네 탓을 하지 않으마. 네게 돌봐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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