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장 이 아이, 낳을 생각 한 적조차 없어
우스웠다.
나는 염지훈의 눈길을 피하며 둘러댔다.
“이른 것도 아니지. 적어도 난 너처럼 대놓고 환승하지는 않잖아. 그리고 뱃속에 네 아이를 품고 있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고. 난 처음부터 이 아이를 낳을 생각 없었어.”
차 안의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나는 나도 몰래 소름이 돋았다.
염지훈의 무서운 눈빛을 보고서야 나는 내가 너무 심한 말을 내뱉었다고 깨달았다.
나는 마음이 철렁했다.
염지훈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무거운 마음과 분노를 억제하기 어려워했다.
하지만 염지훈은 교양이 넘쳤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나에게 손찌검하거나 다치게 하는 일은 없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염지훈은 입을 열었다.
“처음부터 지금껏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고?”
그의 눈빛을 보자 나는 갑자기 가슴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염지훈의 눈빛에는 실망과 후회가 섞여 있었다.
잠시였지만 그의 눈빛에서 아픔도 읽어낼 수 있었다.
‘아픔? 내 배 속의 아이 때문에? 아니면......”
나는 마음이 욱신거렸다.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면 염지훈은 틀림없이 기분이 다시 좋아져 나와 함께 외식이라도 할 것이다.
또한 나와 함께 존재하지도 않는 이 아이가 건강한지 검진하러 갈 것이다.
심지어 나와 함께 아이의 탄생을 기대하겠지.
하지만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나와 염지훈의 이혼은 언제 진행될지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염지훈은 송여월에 대한 마음도 포기하지 못할 것이고 나와 아이에 대한 책임감도 내려놓지 못할 것이다.
얽히고 설킨 우리 사이가 저주처럼 계속 이어지는 것은 두고 볼 수 없는 일이다.
나뿐만 아니라 염씨 가문 여사님도 그러하다.
나는 염지훈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너의 아이를 낳을 생각 한 적 단 한 번도 없어. 염지훈, 내가 말했었지? 내 아이와 송여월의 아이 중에서 너는 하나만 선택할 수 있어. 송한 그룹의 일들을 다 마무리하면 산부인과에 가서 아이 지울 거야. 할머님은 걱정 안 해도 돼. 만약 부부로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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