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왜 진심으로 찌르지 않은 거야?
나는 조용히 그녀의 곁에 서서 그녀의 경고를 묵묵히 들었다.
그 모습에 여사님도 더 뭐라고 하는 대신 잠시 말을 멈추었다.
“됐다, 오전 내내 고생했으니 가서 좀 쉬거라.”
그 말이 축객령임을 나는 곧장 알아들었다.
원래는 남아서 점심을 먹으라고 햇지만 여사님은 화가 난 탓에 주영백에게 곧장 나를 보내라고 했고 떠나기 전 특별히 나에게 한 마디 건넸다.
“앞으로 별일 없으면 본가에는 마음대로 오지 말거라.”
하, 내가 본가로 와서 송여월 배 속의 아이를 해치기라도 할까 봐 겁이라도 난 모양이었다.
고개를 끄덕인 나는 무표정하게 주영백을 따라서 떠났다.
가는 도중 따라 온 듯한 염지훈과 마주했다. 내가 가려는 것을 본 그는 주영백을 향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주영백은 늘 그렇듯 공손하게 말했다.
“여사님께서 사모님을 배웅하라고 하셨습니다.”
염지훈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여사님이 화가 나서 나를 보내라고 한 것을 알아차린 듯 입술을 꾹 다물더니 주영백을 향해 말했다.
“아저씨는 할머니 챙겨드리세요. 배웅은 제가 할게요.”
주영백은 잠시 멈칫하다 이내 머뭇거리며 말했다.
“대표님께서 떠나시면 여월 아가씨 쪽은….”
“의사가 아무 일 없을 거라고 했어요.”
말을 마친 염지훈은 그대로 나를 끌고 본가를 나왔다.
차 안,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보며 넋을 놓고 있는데 귓가로 염지훈의 낮고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그렇게 미우면서 왜 진심으로 찌르지 않은 거야?”
방금 전 마당에서 그를 찔렀던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을 알아챈 나는 느릿하게 대답했다.
“요즘 제대로 못 쉰 탓에 체력이 부족해서.”
귓가로 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손이 그의 두툼한 손에 잡힌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손을 뿌리쳤다.
하지만 점점 더 세게 붙잡는 탓에 손을 빼내지 못한 나는 아예 발버둥을 포기했다.
내가 얌전해지자 그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다른 한 손은 나의 손을 잡고는 조용하게 운전을 이어갔다.
차는 청산각이 아니라 한 식당 앞에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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