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이진영은 그녀에 대한 증오감이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다음 날, 진모현은 휴대폰 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시계를 보니 벌써 10시였는데 그녀는 이렇게 늦게까지 자본 적이 없었다.
진모현은 비록 지독하고 성격이 강인한 여자지만 사실 뼛속까지 안정감이 부족한 여자였다.
이건 그녀의 과거와 관련이 있었다.
열다섯 살 때 그녀는 한 대단한 인물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나중에 겨우 그의 마수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그 일은 마치 악몽처럼 그녀를 평생 괴롭히고 있었다.
하여 그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위로 올라가려고 애를 썼다.
그녀는 지위와 돈이야말로 그녀에게 진정한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그녀는 악몽 때문에 자꾸 잠에서 깼고 마음속의 두려움 때문에 수면 질량이 아주 좋지 않았다.
하지만 어젯밤 그녀는 지난 20여 년 동안 가장 편하고 안정되게 잠을 잤다.
비몽사몽인 상태에서도 그녀는 든든하고 따뜻한 품이 그녀를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왠지 모를 안도감이 생겼다.
그제야 그녀는 자기가 밤새 이진영에게 안겨 잠을 잤다는 것을 발견했다.
진모현은 다급히 전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나 옷과 머리를 정리했다.
“너무 달콤하게 자길래 안 깨웠어.”
이진영이 말했다.
“우리 애리 보기 전에 너 빨리 가.”
진모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진영이 아무 말 없이 옷을 입으려는데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깼어?”
문밖에서 들려오는 진애리의 목소리에 진모현은 깜짝 놀랐다.
하도 문을 잠갔으니 말이지...
“아니, 아직 안 일어났어. 무슨 일이야?”
“나 할 말 있어서 그러는데 잠시 들어가도 돼?”
진모현은 이진형에게 빨리 가라고 눈짓을 보냈다. 그녀는 이진영이 소리라도 낼까 봐 정말 무서웠다.
하지만 이진영은 계속 침대에 누워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가능하다면 그녀는 당장이라도 이진영을 번쩍 들어 밖으로 내던지고 싶었다.
“그냥 밖에서 얘기해.”
진모현이 말했다.
진애리는 잠시 머뭇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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