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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진모현은 진심으로 몇 년 만에 이렇게 놀랐다. 그녀는 감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이진영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이진영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진모현의 신호를 완전히 무시했다. 진모현은 이진영이 당연히 일부러 그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엄마? 안에 있어? 무슨 일이야?” 진애리는 방안의 인기척을 듣고 곧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았다. “나 괜찮아. 자려고 누웠으니까 들어오지 마.” 진모현은 목소리를 높여 단호하게 말했지만 심장은 당장에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 “이진영, 부탁인데 소리 내지 마. 나 애리한테 이런 상황 들키기 싫어. 우리 애리한테 상처 주지 마.” 진모현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모든 자존심과 체면을 내려놓은 채 이진영에게 애원했다. “엄마, 목소리가 왜 그렇게 이상해? 안에서 이상한 소리도 들리는 것 같아. 어디 아픈 건 아니야? 나 의사 불러올까?” 진애리는 진모현의 목소리가 왠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진모현은 거의 절망할 지경이었다. 이진영은 비록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일부러 그녀의 몸을 건드리며 장난을 쳤고 진모현은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필요 없어. 근데 너 왜 집으로 온 거야? 내가 학교에 있으라고 했잖아! 당장 학교로 돌아가!” 진모현은 진애리를 빨리 집에서 쫓아내고 싶었다. 이진영이 어떤 짓을 할지도 모르는데 이대로 집에 두기엔 너무 위험했다. “엄마, 이진영 그 장님 새끼 안 죽었잖아. 근데 왜 자꾸 나한테 화내고 집에서 쫓아내려고 하는 거야? 나 앞으로 엄마 말 잘 들을게. 더는 멋대로 행동하지 않을게.” 진모현의 말에 이진영은 깜짝 놀랐다. 진모현이 그의 문제로 진애리에게 화를 내고 집에서 쫓아냈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됐으니까 당장 학교로 돌아가. 내일 다시 얘기해.” “지금 학교 문 다 닫아서 기숙사로 못 돌아가.” “그럼 호텔에서 자던가. 아무튼 오늘 밤은 절대 집에서 자면 안 돼!” 진모현이 단호하게 말했다. “엄마...” 문밖의 진애리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엄마는 왜 자꾸 날 쫓아내려고 하는 걸까? “나가!” 진모현이 화를 내자 진애리는 황급히 말했다. “알겠어. 나갈게. 엄마, 화내지 마.” 진모현의 정말로 권위가 있긴 했다. 성질이 더럽기로 소문난 진애리도 그녀 앞에서는 함부로 굴지 못하니까 말이다. 진애리는 입을 삐죽 내민 채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중얼거렸다. “방에서 대체 뭐 하는 거지? 왜 날 들어도 못 가게 하고 쫓아내려고 하는 거야? 그리고 그 이상한 소리는 또 뭐지...” 이때, 갑자기 진애리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 “설마...” 진애리는 입을 가리고 다시 진모현의 방으로 다가가 몰래 듣고 싶었지만 몇 걸음을 옮기다가 결국 포기했다. “하긴 엄마도 솔로로 지낸 지 오래됐으니 그럴 수도 있지.” 같은 여자로서 진애리도 진모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머릿속으로 온갖 상상을 다 했다. “엄마한테 남친이라도 찾아줘야 하는 거 아니야? 아무튼 새 아빠 찾아달라고 졸라야지. 혼자 얼마나 외로웠겠냐고...” 결국 진애리는 호텔에 가지 않고 다시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진모현은 진애리를 몇 번 불러보았지만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자 그녀가 이미 나갔다고 생각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야, 이 나쁜 새끼야. 너 일부러 그랬지.” 진모현은 두 눈을 부릅뜨고 따지기 시작했다. “맞아.” 이진영은 장난기 가득한 미소로 대답했다. “하!” 진모현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려 이진영을 무시했다. 어쨌든 이진영이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진애리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결과는 상상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자식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은 남아있었네. 완전히 미치진 않았으니. 아래층에서 진애리는 침대에 누웠다. 비록 방음은 잘 되어 있지만 2층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다. 진애리는 몰래 방에서 나와 2층 계단의 모퉁이로 향했고 소리는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다. “완전 흥분했잖아?” 진애리는 아직 경험이 없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내 그녀는 빠르게 방으로 들어가 이불 속에 누웠다. 한참 후, 진모현이 싸늘하게 말했다. “이젠 가도 되지 않아?” “피곤해서 움직이기 싫어. 자고 갈게.” 이진영은 만족한 얼굴로 대답했다. “안 돼! 당장 나가!” 진모현은 이진영을 힘껏 밀었지만 도무지 이 남자의 힘을 감당할 수 없었다. 예전에 자기가 마음대로 다룰 수 있었던 나약한 남자에게 어느새 자기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럼 씻던가. 더럽잖아.” “움직이기 싫어. 당신이 씻겨줘.” 이진영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꿈도 꾸지 마! 빨리 가서 씻어!” 이진영 이 새끼 점점 더 비열하고 악랄하게 변하네. 날 추행한 것도 모자라 씻겨까지 달라고? 절대 그럴 수 없어! 나도 체면이 있지! 진모현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방을 나가려고 했다. “진애리 안 갔어. 지금 방에 있을 거야. 그러니까 알아서 해.” 이진영이 무심코 말했다. 이진영은 비록 격렬한 운동을 했지만 예민한 귀로 진애리가 계단에서 엿듣고 있는 것까지 전부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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