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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장

도대체 이 남자가 전염병에 걸렸는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곧이어 몇몇 남자들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검사를 받았고 결국 기지 밖으로 내몰렸다. “기지의 의사를 찾아가세요.” 기지 치료실에는 의사가 있었는데 생존자 중 한 명이었고 그는 급히 마스크를 쓰고 몸을 단단히 감싼 채 모습을 드러냈다. “겉 보기엔 혈액성 구진처럼 보이는데 가려움이나 통증은 있나요?” 남자 의사가 물었다. “약간 가렵지만 아프지는 않아요.” 남자는 구진 부위를 만지며 대답했다. “혹시 전염병인가요?” 남자는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그는 전염병일까 봐 두려웠다. 전염병이라면 기지에서 버려질 가능성이 있었고 곧 죽음을 의미했다. 지금은 음식이 부족한 데다 약도 매우 귀한 상황이었다. “전염병은 아닙니다.” 의사는 찡그린 표정으로 대답했다. 전염병이 아니라는 말을 들은 남자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의사의 표정은 여전히 심각했다. “채혈을 해서 검사해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의사는 주사기로 피를 채취해 검사를 진행했다. 병에 걸린 사람들은 기지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고 밖에서 대기해야 했다. 곧 의사는 이 사실을 전위대와 서준수에게 알렸다. “어떤 병인지 알 수 있습니까?” 서준수가 물었다. “면역 질환입니다. 성병도 포함됩니다.” “...” “몇몇 어린아이들도 감염되었습니다.” 의사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짐승보다 못한 놈들이네!” 이정오는 냉소적으로 말했다. 밥 먹기도 힘든 세월에 어떤 놈들이 이런 짓을 저지른 걸까? “누군지 찾아내. 이런 사람들을 기지에 들여보내선 절대 안 된다.” 서준수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이정오는 분노를 드러냈다. 그들에게 거세만으로는 너무 관대한 처벌이었다. 감히 아이들에게 그런 짓을 하다니. “의사가 치료 가능하다고 해요. 다만 약이 필요합니다.” “어떤 약인가요?” 옆에 있던 하선아가 물었다. 의사가 약 이름을 몇 가지 말했고 하선아는 그것을 기억해 두고 돌아가서 확인하기로 했다. 시간이 다 되자 하선아는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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