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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장

“주희야, 가은 씨 오늘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장문수가 미간을 찌푸렸다. 이렇게 좋은 날 두 사람을 축하해주기 위해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 결국 손가은의 민폐로 끝나고 말았다. 안주희가 손가은을 병원에 데려가 사진을 찍었는데 손가은은 뼈가 부러졌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바로 신고하겠다고 난리를 피웠다. “그때 우리 반에서 대학교 간 사람 가은이랑 선아밖에 없잖아. 근데 가은이네 부모님이 대학교 가는 걸 동의하지 않아서 자살 소동까지 벌이는 바람에 결국 기술학교로 갔지.” “가은 씨 혹시 정신질환 있어요?” 채정아가 머리를 가리키며 말하자 손가은에게 별다른 정신질환이 있다고 들은 적이 없는 안주희는 고개를 저었다. “주희야, 앞으로 가은 씨 멀리해. 병원에 갔다가 경찰서에 갔다가 이게 무슨 개판이야.” 장문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선아를 만나고 저럴 줄 누가 알았겠어.” 안주희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 그래도 하선아가 잘사는 게 눈꼴신데 술까지 마셔서 더 그런 것 같았다. 장문수가 잠깐 고민하더니 말했다. “앞으로 가은 씨랑 거리 둬. 선아 씨 사람 괜찮은 것 같던데? 채소를 그렇게 사 가는데도 팔아넘길 데가 있잖아.” 장문수는 읍내 구청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최근 윗선에서 어떻게 농산품의 판매 루트를 늘려 농민의 장사를 도와줄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래. 우리 마을에 고구마를 재배하는 집이 몇 집 있는데 장사가 어려워서 애를 먹다가 선아가 나서서 다 사 갔대.” 그리고 오늘 그들은 하선아가 이진희에게 선금을 바로 보내주는 걸 봤기에 거짓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그렇게 통쾌할 수는 없을 것이다. 땅도 보지 않고 선금을 먼저 줬다는 건 하선아가 통쾌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선아가 차를 잡아타고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안주희는 특별히 하선아에게 다음에 다시 밥을 사겠다며 문자까지 해왔다. 집에 돌아온 하선아는 의식을 타고 공간에 들어갔다. 낮에 가져다 놓은 음식은 이미 싹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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