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이건 우리 선아가 아빠 엄마 고생했다고 주는 선물인데 그걸 왜 거기로 보내요?”
양윤경의 말에 이현숙이 뭐라 대꾸하려는데 어느새 몰려든 이웃 주민들이 그녀를 부러워하며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윤경 씨는 좋겠다. 어쩜 이렇게 예쁜 딸을 키워냈어?”
“그러니까. 나도 좀 이런 효도 한번 받아봤으면 좋겠네.”
사람들은 크고 작은 택배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티비와 에어컨이 집 안으로 옮겨질 때는 다들 넋을 놓고 구경만 했다.
티비는 이제 매개 집마다 다 설치되어 있지만 에어컨은 아직 없는 집이 더 많았다.
에어컨 때문에 생기는 전기요금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으니까.
택배차가 연이어 도착하는 통에 마을을 오늘따라 유달리 더 소란스러웠고 하선아네 소식은 이내 온 마을에 전달되었다.
그리고 그 소식은 이윽고 하정수의 집에까지 흘러 들어갔다. 그녀의 아내인 전미화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가전기기를 싹 다 바꿨다고요? 어머나, 선아 걔가 돈 좀 벌었나 보죠? 여보, 우리 준우를 그 집에 보내는 건 어떨까요? 선아가 결혼하면 어차피 그 집은 대를 이을 사람이 없으니 결국에는 모든 재산이 우리 것이 되잖아요.”
“그 얘기는 선아가 결혼할 남자를 데리고 온 다음에 해도 늦지 않아.”
하정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는 지금 상당히 심기가 불편했다. 하선아나 하민재나 둘 다 똑같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대학에까지 진학했는데 집안 물품까지 바꿔주며 효도를 하는 하선아와 달리 하민재는 전화만 했다 하면 돈을 요구하고 물가가 높다느니 월세가 비싸다느니 하며 불만만 늘어놓기 일쑤였다.
부모님께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은 아주 조금도 하지 않았다.
...
하선아는 택배를 다 들여놓은 다음 하정욱과 양윤경에게 말했다.
“설치 기사님은 내일 온다고 하니까 엄마랑 아빠 두 분 중에 한 분은 내일 집에 계셔주세요. 저는 내일 오전부터 외출이라 시간이 없어요.”
“그래.”
두 사람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보다 이 티비 정말 크다.”
하정욱은 제대로 안기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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