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43화
시간은 이미 깊은 밤이었다.
심지어 동도에서는 동쪽 하늘에 약간의 희미한 빛이 비치기 시작했는데 이는 곧 동이 트고 있음을 의미했다.
그러나 동도의 많은 사람에게 이 밤은 불면의 밤이었다.
국주부터 평민들까지 모두가 해질 녘 신산 위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추측하고 있었다.
국주는 직접 밤새 긴급회의를 열어 신하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신속히 파악하라는 명령을 내린 반면, 평민들은 인터넷, 친구들과의 대화, 뉴스, 자가 미디어에서 정보를 얻으며 그저 사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동도 국주와 여러 신하는 한자리에 모여 모든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
커다란 스크린에 여러 장의 사진과 수많은 동영상이 재생되었다.
“국주님, 사건 당시의 위성 사진입니다. 당시 하늘 전체가 핏빛 구름으로 뒤덮였으며 반경 100리 안에서 짙은 피비린내가 진동했다고 확인되었습니다.”
“국주님, 이건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인데 확인된 바로는 저 남자의 이름은 임건우로 연호 출신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임건우의 기록이 전혀 없고 입국 기록도 없습니다.”
옆에서 한 사람이 냉소를 내뱉었다.
“그게 당연한 거 아니야? 이 정도 소동을 일으킨 사람이 입국 기록을 남겼을 리가 있겠어? 연호 사람들 얼마나 교활한데! 그 정도는 다 미리 생각해놨을 게 뻔해. 당신이 가져온 정보는 너무 평범하네.”
그러자 보고하던 사람이 분노하며 외쳤다.
“구우현, 건방지네! 내가 국주님께 보고하고 있는데 어디 감히 끼어들어? 당장 물러가!”
구우현은 대꾸했다.
“난 일모신사의 CCTV 영상을 가지고 있으니 당시 상황을 조금은 볼 수 있을 거야.”
“그래? 그럼 빨리 틀어봐.”
곧 영상이 재생되었고 당시에 벌어진 싸움 장면이 보였다.
아쉽게도 밤이 깊어서인지 CCTV 각도가 좋지 않아 그저 연호에서 온 세 명이라는 것만 겨우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뼈로 가득한 현장과 반쯤 파괴된 신사 모습은 선명했고 황정은이 헬리콥터를 폭파시킨 장면도 임건우 일행의 소행으로 단정 지었다.
“연호 놈들! 우리 동도 영토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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