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왕 여사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여자는 남편을 잘 만나야 한다니까. 이게 다 팔자지 뭐. 우리 딸은 황후로 살 운명을 타고난 거야. 가연이가 안타깝지. 그 미모에 무능력한 남편을 만났으니… 가연이가 순진해서 남자 보는 눈이 없어서 그랬나 봐. 가연이는 이제 가망이 없으니 자기는 지연이한테 신경 좀 써야겠어. 남자 만날 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된 놈 만나라고 잘 가르쳐.”
심수옥은 상대의 귀뺨을 날려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녀도 임건우를 혐오하고 둘이 당장이라도 이혼하기를 바라는 사람이었지만 다른 사람의 입에서 저런 말을 들으니 자존심이 상했다.
심수옥은 40억짜리 수표를 흔들며 말했다.
“팔자 좋아하네. 4억이 그렇게 대단해? 이거 봐. 우리 사위가 준 거거든? 40억이야! 자기는 평생 40억이라는 돈을 구경이나 해봤어? 황후? 용돈으로 고작 4억 받으면서 황후야? 나는 그럼 태후 마마인가?”
수표에 적힌 액수를 확인한 왕 여사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기분이 좋아진 심수옥은 처음으로 임건우도 꽤 괜찮은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은행 창구에 도착하자마자 무참히 깨져버렸다.
구겨진 수표를 확인한 은행 직원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여사님, 수표가 너무 구겨져서 사인과 날짜가 지워졌네요. 이건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뭐라고요? 사용할 수 없다니요?”
심수옥은 피라도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왜 사용할 수 없다는 거죠? 조금 구겨진 것뿐이잖아요? 그게 무슨 문제가 된다고 고객을 이렇게 푸대접해요? 당장 현금화해 줘요. 안 그러면 민원 넣을 거예요.”
직원은 여전히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 수표는 무효에요. 저도 어떻게 해드릴 수 없네요.”
옆에서 지켜보던 왕 여사가 비웃음을 터뜨렸다.
“자기 사위가 용돈이라고 준 40억 수표라고? 금액이 좀 지나치긴 했어. 그렇지? 그냥 가짜 수표 아니야? 자기도 참… 자기 나한테 자격지심이라도 느꼈나 봐? 그 무능한 사위한테서 용돈을 받았다는 거짓말까지 하는 걸 보면!”
심수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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