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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사람이라면 채나연의 속내를 뻔히 알았을 것이다. 권해솔에게 들킨 뒤, 그녀는 죄책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조용히 서류를 내려놓고는 방을 나섰다. 하지만 다행히 과일에는 손을 대지 못했을 확률이 높았는데 단지 권해솔의 위장이 원래 좀 예민해 벌어진 해프닝인 것 같았다. 권해솔은 처음에 방을 바꿀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럴 경우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은 고작해야 강재하뿐이라는 걸 떠올리곤 곧바로 마음을 접었다. 오후, 잠깐 쉬는 시간을 가진 뒤에 곧 첫 번째 세미나가 시작됐다. 이번 세미나는 유람선 안 가장 중앙에 있는 계단형 강당에서 열렸다. 2천 명이 앉을 수 있는 대형 공간이었지만 이번 학술 토론회를 위해 승선한 사람은 고작 200여 명 정도였다. 권해솔이 막 강당 안으로 들어섰을 때, 먼저 와서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한 고민재가 손을 흔들며 그녀를 불렀다. 자리에 앉자마자 권해솔은 권설아가 자기 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을 보게 발견했고 예상대로 그녀 역시 그 자리를 탐내고 있었다. “못 들었어? 당장 그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권해솔은 막무가내인 권설아를 보며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새엄마는 얘를 낳을 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애가 나올 때 머리가 어딘가 끼인 건가?’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권설아는 이곳이 마치 자기 집 안방인 것처럼 도도하게 행동했는데 그야말로 안하무인이었다. “여기가 무슨 네 집이야? 다른 데 앉기 싫으면 그냥 나가.” 권해솔이 차분하고 냉정하게 받아치자 옆에 서 있던 강현수가 바로 나섰다. “넌 그래도 설이 언니잖아. 고작 자리 하나쯤은 양보 좀 해주면 안 돼?” 사실 이 넓은 강당에서 두 자리만 떨어져도 시야는 별 차이 없었다. 그러니 권설아의 목적은 뻔했다. 권설아는 지금 어떻게든 권해솔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권해솔은 예전의 권해솔이 아니었다. 이곳엔 권태산도 없었기에 더 이상 그녀를 억누를 사람도 없었다. 강현수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일었고 바로 그때, 정장 차림의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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