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권해솔은 정채영의 미소를 보면 볼수록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서 정리한 짐을 모두 차에 실었다.
짐이 가득한 권해솔과 달리 고민재는 배낭 하나만 들고 있을 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간단하게 준비했네.”
권해솔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고 고민재의 배낭은 크지 않지만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챙긴 모습이었다.
차가 있으면 확실히 편한 법. 고민재는 2년 전에 차를 샀지만 그동안 학교 주차장에 두고 한 번도 운전하지 않았다.
“이번에 우리가 가는 곳은 단순한 학술 토론회가 아니야. 방화도에서 연구소의 임상 실험도 둘러볼 거야.”
권해솔은 이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가는 거라 시간에 쫓길 걱정은 없었으니까.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탄 지 두 시간 뒤에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권해솔은 이 항구를 처음 보았다. 수많은 배들이 항구에 정박해 있었는데 그 장면은 꽤 장관이었다.
처음 보는 광경에 권해솔은 잠시 자신이 왜 여기 왔는지 잊어버리기도 했다.
이내 고민재가 차에서 모든 짐을 내린 후 그녀에게 다가왔다.
“배는 항구에 정박했어. 내 차는 여기까지밖에 못 들어가니까 이제 걸어서 가야 해.”
고민재는 두 개의 큰 배낭을 메고 손에는 크고 작은 두 개의 여행 가방을 들고 있었다.
“내가 들게.”
힘들어 보이는 그의 모습에 권해솔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모든 짐이 자기 것이라서 남에게 다 맡기기도 민망했다.
권해솔이 고민재에게서 가방 두 개를 맡아 들자 마치 페리 서비스 직원처럼 보이는 한 남자가 카트를 밀고 다가왔다.
“학술 토론회에 참가하는 권해솔 씨 맞으세요? 짐을 이 위에 올려놓으세요, 제가 여러분을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권해솔은 고민재와 눈을 맞추고 나서 모든 짐을 카트 위에 올렸다. 사실 권해솔은 이렇게 세심한 서비스가 제공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덕분에 권해솔의 긴장이 조금 풀렸다.
몰려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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