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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비록 재이를 닮은 모습뿐이었지만 그래도 강재하를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걱정 마세요. 우리 대표님은 하루 스케줄이 꽉 차 있거든요. 부업이 잘된다 한들 회사 수익을 따라오긴 힘들죠.” 손세준은 옆에서 대놓고 칭찬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그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강성 그룹은 몇십억 원대의 거래가 기본이었고 그것도 거의 다 상대방이 거래를 간청하는 입장이었다. 그에 비하면, 자신이 하고 있는 몇십만 원, 몇백만 원의 수익은 그저 티끌 같았다. “일이라는 게 꼭 돈을 많이 벌어야만 의미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누군가에겐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고요.” 강재하의 말투는 언제나처럼 완벽했다. 모난 데 하나 없이 부드럽고 단단했다. 그리고 이건 권해솔이 그에게 들은 말 중 가장 긴 대화였다.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이제 그만 강 대표님 시간 뺏지 않을게요.” 강재하에겐 권해솔과 수다를 떠느니 거래 몇 건을 성사시키는 게 훨씬 이득일 것이다. “손 비서, 요즘 우리 회사에서도 채용 중 아니었나?” 강재하가 조용히 고개를 돌려 묻자 손세준은 잠시 당황했지만 곧장 눈을 번뜩였다. “맞아요! 최근... 최근에 생활 비서를 뽑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두 사람의 접점을 만들 명분을 찾아낸 그는 속으로 박수를 쳤다. 하지만 그 말에 권해솔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생활 비서요? 설마 귀사에... 혼자선 일상생활이 어려운 분이 계세요?” 그녀의 말에 강재하의 얼굴이 순간 굳었고 손세준의 등 뒤로 식은땀이 한 줄기 흘러내렸다. ‘...누가 제발 우리 대표님한테 연애하는 법 좀 알려줘.’ 손세준은 울고 싶은 마음을 참고 애써 태연하게 에둘러 말했다. “다른 직무도 많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나중에 제가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권해솔도 그 제안에는 딱히 거절하지 않았다. 기회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니까. 그렇게 둘은 자연스럽게 연락처를 주고받았고 그걸 지켜보던 강재하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그는 예전에 얼마나 힘들게 핑계를 대며 번호를 얻었던가. 그런데 손세준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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