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구경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자 권해솔의 머릿속도 점점 복잡해졌다.
다들 진실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싶었다.
“누가 더러워진 스카프를 사려고 하겠어요.”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매니저는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
“사장님? 사장님이 여길 왜...”
계단 위에 서 있는 남자는 넓은 등으로 불빛을 가리고 있었다. 그 다부진 체격에서 수컷의 향기가 물씬 느껴졌다.
짙은 푸른색의 정장과 대비되는 깔끔한 흰 셔츠는 남자를 더욱 깔끔하게 보여주었다.
“권해솔 님이라고 했죠? 이만 가셔도 좋습니다.”
남자가 권해솔 앞으로 걸어와 길을 터주면서 얘기했다.
보다 못한 권설아가 소리를 질렀다.
“물건을 훔친 도둑을 이렇게 내버려 둔다고요?”
“그러게요, 도둑은 경찰서에 보내버려야지.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더 날뛸 거라고요.”
“젊은 아가씨가 생긴 것과 다르게 손버릇이 안 좋네.”
“역시 사람은 얼굴을 보고 평가해서는 안 돼.”
권해솔은 그 자리에 서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8년 전에도 권설아는 권해솔이 소미란의 액세서리를 훔쳤다고 누명을 씌웠다.
“조그마한 녀석이 네 엄마를 똑 닮아서 도둑질에 눈을 떴구나!”
소미란은 자를 들고 권해솔을 흠씬 두드려 팼다. 그 후 권해솔은 일주일 내내 침대에서 생활했다.
“증거가 없으면 도둑이라고 할 수 없죠. 혹시 이분이 도둑질하는 걸 보셨나요?”
남자가 권설아를 보면서 묻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권설아에게로 집중되었다.
“맞아요! 봤어요!”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그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남자가 권설아에게 언제 어떻게 훔친 거냐고 묻자 권설아는 횡설수설하면서 결국 잊어버렸다고 했다.
“다들 증거가 없으니 제가 증거를 보여드리죠.”
남자는 사람들 앞에서 사진 하나를 보여주었다. 그건 CCTV 화면이었는데 마침 권해솔을 찍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다른 한 여자가 그 스카프를 권해솔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권해솔은 남자가 정말 증거를 갖고 있을 줄은 몰랐다.
“못 본 것처럼 해드리려고 했지만 끝까지 물고 늘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