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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6화

신검산장은 아주 조신하고도 진정으로 강한 문파다. 이 문파는 외부의 일에 거의 간섭하지 않았다. 100년 전에 대하가 도탄에 빠졌을 때도 신검산장의 사람들은 나서서 대하를 구원하지 않았다. 모용추가 신검산장을 알게 된 것도 우연한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이 두 번째다. 강서준은 가파르고 황폐한 산을 바라보았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먼저 신검산장에 가서 보죠.” “가자, 이쪽이야.” 모용추가 길을 안내했다. 성큼성큼 몇 걸음 걷더니 이내 빠르게 앞으로 돌진했다. 강서준도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무성한 산림을 신속하게 스쳐 지나며 앞으로 전진했다. 산길은 아주 가파르지만 두 사람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반 시간 정도 지나자 전방의 한 산봉우리에 옛날식 건물이 보였다. 산꼭대기에 흰 안개가 둘러져 있어 멀리서 보니 마치 이상적인 세계 같았다. “바로 저기다.” 모용추가 멈춰서 말하고는 이내 하늘을 날며 수준 높은 경공을 펼쳤다. 한 산을 단번에 가로질러 신검산장 문 앞에 도착했다. 강서준의 속도도 느리지 않았다. 그는 계속 모용추의 뒤를 바짝 따랐다. 전방에 단독 주택이 한 채 있었다. 대문 높이는 30m나 되고 주변을 둘러싼 벽도 수십 미터는 되어 보였다. 문 밖에는 커다란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비석에 생동감이 넘치는 큰 글자가 써져 있었다. “신검산장.” 이건 1000년 전의 문자다. 강서준은 그 문자를 배웠기 때문에 읽을 수 있었다. “조금 이상한데?” 모용추는 이곳에 오자마자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왜 그래요?” “피비린내가 진동하는구나.” 모용추가 코로 냄새를 맡았다. “수상하니까 조심해. 강렬한 피냄새를 맡았다. 여기서 치열한 싸움을 벌여서 많이 죽은 것 같구나. 지난 번에 내가 왔을 때는 산장 밖에 제자들이 지키고 있고 대문도 열려 있었는데 지금은 한 사람도 없고 문이 닫혀 있어.” 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구양랑이 왔을까요? 신검산장이 이미 그놈한테 당했단 말이에요?” “들어가서 보자.” 모용추가 앞장서서 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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