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

“조문양, 너 살고 싶지 않은 거야, 선생님에게 그게 무슨 태도야!” 전화기 너머의 상황을 들은 김성진은 얼굴이 땀범벅이 되어, 지금 당장 전화기를 건너 달려와 조문양 이 눈치 없는 자식을 호되게 한바탕 때리고 싶었다. “비슷해, 김 대표님, 계속 연기해. 두 사람 계속 그런 척해!” 조문양의 입가에 비아냥거림이 더욱 짙어졌다. 전화기 너머에 있는 사람이 김 대표님이라고 믿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생각했다. 김 대표님은 평소에 일이 많아서 사인을 한 번 받자고 해도 비서를 통해 예약해야 하는데, 어떻게 전화 한 통이면 통할 수 있단 말인가. 중요한 건, 이 녀석이 김 대표님에게 400억을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보지? 원유그룹의 회장인 거야?’ “조문양, 경고하는데 임 선생에 대한 태도를 똑바로 해!” 김성진이 경고했다. “무서워요. 김 대표님, 하하하, 제 연기 좀 보세요.” 조문양은 소리 내어 웃었다. “그래, 조문양 이놈 기다려, 먼저 임 선생이 시킨 일을 다 하고 나중에 와서 너를 찾아 결판을 내겠다!” “죄송합니다만, 선생님, 제가 조문양 이 놈을 잘 가르치겠습니다!” 말을 마친 김성진은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하하, 연기 못 하겠어, 끊어!” 조문양은 더욱 득의야양한 미소를 지었다. 임현도는 오히려 의미심장하게 조문양을 힐끗 보았다. 그의 눈빛에 조문양은 기분이 언짢았지만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임현도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조롱으로 가득 찼다. “이놈이 연기 잘하네, 배우를 찾아서 김 대표님을 사칭하다니. 내가 김 대표님이 평소 얼마나 바쁜지 모를 것 같아? 특수 전화를 제외하고는 비서를 통해 예약해야 하는데 정말 널 믿을 것 같아?” 임현도는 여전히 담담하게 조문양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도 말했잖아, 특수 전화 빼고는.” “헐!” 조문양은 그 말을 듣고 더 크게 웃었다. “너 정말 기회를 잘 잡는구나! 김 대표님이 특수 전화라 간주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 적어도 시청 급은 되어야지! 네놈이 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