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수아 씨, 이제 계약 끝났는데, 마음 좀 홀가분해졌어요?" 그룹 주차장으로 가면서 임현도가 옆에 있는 김수아를 보고 웃으며 물었다. "네." 김수아는 그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기뻐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속상해 보였다. "아까 일 생각하는 거예요?" 임현도가 물었다. "네." 김수아는 또 고개를 끄덕였고 미안한 말투로 말했다. "여기서 유정이를 만날 줄 생각도 못 했어요. 유정이가 오해한 것도 그런데 현도 씨까지 욕먹게 해서 정말 미안해요." "돌아가서 내가 아까 일 유정이한테 설명할 거예요." "걔가 들어줄 것 같아요?" 임현도는 머리를 저으며 차갑게 말했다. "허유정이 아까 수아 씨한테 뭐라고 했는지 잊었어요?" 임현도는 허유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기적이고 오만하고 자기가 확신하면 다른 사람의 설명 따위는 듣지도 않는 사람이었다. 김수아가 찾아간다고 해도 당하기만 할 게 뻔했다. "어찌 됐든 시도는 해 봐야죠." 김수아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일 때문에 허유정과 사이가 나빠지고 싶지 않았고 임현도가 욕먹는 건 더 싫었다. 김수아가 허유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걸 눈치챈 임현도는 머리를 저으며 위로했다. "만약 정말 허유정이 수아 씨한테 소중한 사람이라면 가서 설명해 봐요.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되든 난 항상 수아 씨 편이에요." 그 말을 들은 김수아는 걸음을 멈췄다. "왜 그래요, 수아 씨?" 임현도도 걸음을 멈추고 김수아를 쳐다보았다. "아니에요." 김수아는 머리를 숙이고 별처럼 반짝이는 임현도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고마워요, 현도 씨!" 김수아는 진지하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우리 사이에 별말씀을요." 임현도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얼른 가요." 김수아는 뭔가 떠올라 임현도를 보며 물었다. "현도 씨, 블랙님이 이틀 뒤에 영성을 떠난다던데 다시 와요?" "부탁할 게 있어요?" 임현도는 김수아를 보며 물었다. "아니요, 문수 씨가 현도 씨한테 복수할까 봐 걱정돼서요..." 김수아의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임현도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