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장

그렇다. 서인영은 너무도 두려웠다. 아직 죽고 싶지 않았고 방금 그렇게 말한 건 단지 감정을 토로하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아직 더 살고 싶었다. 아직 하지 못한 일과 즐기지 못한 아름다운 삶이 너무도 많았다... "닥쳐, 시끄러워 죽겠어!" 귀에 거슬리는 서인영의 울음소리에 가뜩이나 기분이 별로였던 남자는 순간 노발대발했다. 화들짝 놀란 서인영은 움찔한 나머지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다시 꾹 삼켰다. "여자한테 이렇게 소리 지르는 건 좀 매너 없지 않나?" 그때 임현도가 입을 열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의 눈에 어둠이 스치더니 임현도를 보면서 말했다. "넌 이 여자의 생사조차 신경 쓰지 않으면서 내가 소리치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저 여자가 죽을지 말지는 한 문제고 네가 매너가 있는지 없는지는 또 다른 문제야." 임현도가 덤덤하게 말했다. "너 이 자식, 지금 날 놀려?" 남자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임현도의 말투에 조롱이 가득한 걸 느낄 수 있었다. "허허, 들켰네." 임현도가 담담하게 웃었다. 그의 가벼운 태도에 남자는 순간 분노하더니 두 눈에 살기마저 나타났다. "이 X끼야, 네가 지금 이 상황을 쥐고 흔드는 것 같아?" "아닌가?" 임현도는 여전히 덤덤하게 남자를 쳐다보면서 경멸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남자를 화나게 해서 흥분할 때 보이는 빈틈으로 그를 제압할 생각이었다. 사실 이 정도 거리라면 진작 상대를 한 번에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서 캐낼 정보가 있어 일단은 살려둬야 했다. "인마, 사람 무시하지 마!" 남자는 분노하면서 임현도에게 소리쳤다. "미안하지만 나도 모르게 무시하게 되네?" 임현도는 계속 남자의 화를 돋우었다. "지금 나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이러는 거지?" 남자는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칼싸움만 해서 그런지 상대방의 도발에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화나게 하려 한다고? 그럴 필요 있나?" 임현도는 남자를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뚜두둑! 남자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피가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