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주다인은 얼굴을 돌렸다. “강 대표님, 이런 농담은 하지 마세요. 앞으로는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거예요. 부모님 앞에서만 연기하면 되고...” 강재혁은 갑자기 진지해졌다. “주다인 씨, 당신 눈에 제가 그렇게 형편없는 사람이에요?” 주다인은 마음이 혼란스러워졌다. 그녀는 경계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무슨, 무슨 말씀이세요?” 주다인의 어리둥절한 반응을 본 강재혁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카펫에서 일어나 주다인을 피하지 않고 그녀 앞에서 벨트를 맸다. 강재혁의 표정은 다시 무심해졌다. 그의 낮은 목소리는 그녀의 귓가에 닿았다. “아니에요, 당신 말대로 하죠.” 말을 마친 강재혁은 더 이상 머물지 않고 방을 나섰다. 주다인은 강재혁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는 손에 든 침을 내려다보며 혼란스러워했다. ‘방금 강재혁 씨의 말은 무슨 뜻이었을까?’ 하지만 주다인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나와 강재혁 씨는 안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떻게 감정이 생길 수 있겠어?’ 강재혁은 천재적인 인물이기에 아마 여자가 자신을 냉정하게 대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이상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생각했다. 그녀는 가슴에 손을 올렸다. ‘주다인, 심장이 왜 이렇게 뛰는 거야! 강재혁 씨가 도운 것은 단지 별 탈 없는 아내를 원해서일 뿐이야! 우리는 계약 결혼일 뿐 다른 감정은 없어.’ 주다인은 고개를 저으며 더 이상 강재혁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강재혁은 방을 나서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는 마음이 혼란스러운 것을 느꼈다. ‘주다인의 냉정한 반응과 의도적인 거리 두기가 나를 화나게 했나? 하지만 언제부터 내가 다른 여자의 생각을 신경 썼지?’ 지금은 주다인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날 밤 연회가 끝난 후, 이윤희는 주다인을 위해 운해 대학교의 편입 절차를 준비해 두었다. 한 채의 건물을 기부한 덕분에 주다인의 복학은 순조로웠다. 다시 교무실 문 앞에 섰을 때 주다인은 문고리를 잡는 것이 두려웠다. 3년 전에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