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전화는 한참이나 울리다가 겨우 연결되었고 상대방의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우 씨? 어쩐 일로 갑자기 연락을 주셨어요?”
사실, 송청아 역시 심진우의 전화를 받는 순간 가슴이 요동쳤다. 설레는 마음을 애써 누르며 목소리를 가다듬었지만 속내는 뜨겁게 끓고 있었다.
심진우는 손바닥 안에선 힘을 꽉 주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화면 속 두 사람을 노려보고 있었다.
선남선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눈앞을 찌르듯 따가웠다.
“송청아 씨, 지난번에 말한 그 협력 건, 지금이라면 다시 얘기해볼 만할 것 같군요.”
그 말에 송청아는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정말요? 당연히 좋죠. 전 언제든 준비돼 있어요!”
심진우의 표정은 점점 의미를 알 수 없는 기묘한 기색으로 변해갔고 입가엔 냉소적인 웃음이 피어올랐다. 그건 분명, 위험하고도 불온한 미소였다.
운해병원.
인터뷰가 끝난 뒤, 병원장과 주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검찰청 소속 사람들에게 끌려갔다.
주다인은 그들을 조용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원장님, 아직도 그 사람 이름을 말하실 생각 없으세요?”
단 한 문장이었지만 그 말은 병원장의 약점을 정확히 찔러왔다.
병원장은 마치 사형선고가 미뤄진 죄수처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도 복잡한 눈빛을 숨기지 못했다.
말하고 싶었다, 정말로.
하지만 어떻게 말하겠는가?
그 사람은 자신의 가족의 미래를 담보로 협박해왔다. 자칫 이름이라도 흘리면 가장 소중한 가족들이 함께 무너진다.
막 해외로 유학을 보낸 딸, 이제 막 기회를 얻은 그 아이의 미래를 어떻게 자기 손으로 망칠 수 있겠는가.
그때였다. 간호사복을 입은 한 남자가 갑자기 밖에서 뛰어 들어왔다.
그는 숨가쁘게 주다인을 향해 달려왔고 그 누구도 그 돌발 행동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주다인조차도 방어할 틈도 없이 남자는 순식간에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두 무릎을 ‘쿵’ 하고 꿇더니 두 손으로 주다인의 다리를 껴안았다. 그는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보며 간절히 외쳤다.
“주 선생님, 이 모든 건 다 제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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