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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3장

침묵 속에서 차는 소항의 거리를 질주했고, 곧 비즈니스 중심지에 도착해 천일그룹 소항 지사 빌딩 앞에 멈춰 섰다. 육해민이 오려고 한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내가 먼저 당신 쪽으로 입금하고 저녁에 연락할게요.” “또 이 차는 빨리 돌려주세요. 오늘 비용은 내가 낼 테니까.” 말을 하면서 육해민은 지갑에서 돈다발을 꺼내 하현에게 던졌다. 게다가 그녀는 인심을 써서 하현에게 수고비를 주었다. 이 여자는 강하고 도도하면서도 약간의 정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여자가 떠나자 하현은 조수석에 던져진 돈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 강력한 미인이 그를 하인처럼 부려먹은 건가? 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그렇게 흠모하는 걸 봐서 하현은 넓은 마음으로 그녀를 봐주기로 결정했다. 바로 이때 우윤식에게 전화가 왔다. “하 회장님, 소항 지사에 오셨습니까? 지사장 지원자가 왔습니다. 잠시 후 면접을 보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하현이 말했다. “나 이미 와있어. 바로 올라갈게.” 지사장 인선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번 소항에 온 가장 첫 번째 큰 일이다. 하지만 방금 육해민과 얘기를 나누다 하현은 깜빡 잊을 뻔했다. …… 회의실 안. 일찍 도착한 우윤식은 일찌감치 모든 것을 일사불란하게 정리했다. 사무실 전광판에는 면접장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재생되고 있었다. 잠시 후 지사장 지원자들이 이곳에 나타났다. 사무실에서는 우윤식이 주 감독관이었고 그 밖에 몇몇 지사의 고위층들이 있었다. 하현은 차를 한 잔 들고 한입을 막 마시려던 참이었다. 곧이어 그는 하이힐을 신고 면접장에 들어오는 여신급 여인을 보았다. “풉______” 이 여자를 보았을 때 하현은 찻물을 한 모금 내뿜었다. 이 사람 육해민 아닌가? 그녀가 이렇게 급하게 온 게 천일그룹 소항 지사장 면접을 보러 온 거였구나. 하현은 좀 어이가 없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했다. 천일그룹은 지금 강남의 하늘이라 알려져 있기에 지사장도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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