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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장

한쪽에 있던 원호는 지금이 자신이 나설 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때 그는 가격표도 보지 않고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얼마 안 하는데 뭐가 그리 비싸다고 그래? 내 아내가 좋아하면 금산 은산도 다 줄 수 있는데 그까짓 가방이야 얼마든지 사줄 수 있지!” 겨울은 깜짝 놀란 듯 원호의 얼굴에 뽀뽀를 하며 말했다. “원호야, 너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아니야!” “너 같은 남편이 있어서 정말 너무 행복해!” 은아는 이 광경을 보며 몸서리를 쳤다. 이 공연은 그렇게 전문적이지도 않고, 그녀가 바보도 아닌데 어떻게 알아차리지 못할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은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 그랜드 하얏트에 갔을 때 하현이 직접 그녀에게 그곳에 있던 옷과 가방을 전부 사줬었다. 겨울의 이런 샤넬 가방은 거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겨울은 그녀 앞에서 자랑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이 가게 괜찮은 거 같은데 마음에 들어?” 이때 하현이 은아 곁으로 다가가 두리번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는 어느 가방을 보고 물은 게 아니라 가게 전체를 놓고 물었다. 은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그녀는 지금 하현의 능력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완전히 폐물인가? 아니면 어떤 사람의 대변인인가?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자기가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면 하현이 이 가게를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이런 생각은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었지만 왠지 은아는 그렇게 굳게 믿고 있었다. “아이고, 하현아, 너 네 뱃가죽이 터질까 두렵지 않니? 은아가 이 가게를 마음에 들어 한다고 해도 네가 이걸 살 수 있겠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네!” 겨울이 보기에 하현이 이 기회를 빌려서 표현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 기회를 줄곧 기다리고 있었다. 하현이 만약 입을 열지 않는다면 그녀는 그를 비아냥거릴 기회가 없을 것이다! 하현은 겨울에게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고 오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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