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1장
“모두들 그만 해.”
유소미는 사람들이 계속 하현을 비웃지 못하게 화제를 돌렸다.
사실 그녀 역시 하현이 부자라는 것을 들추어내는 것이 조심스러웠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유소미의 말을 듣고 적지 않은 동창생들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어쨌든 유소미의 신분이 있으니 다들 감히 그녀의 체면을 떨어뜨릴 수가 없었다.
곧 동창생들은 잇달아 자리에 앉았고, 하현이 앉은 곳 주변에는 아무도 오고 싶어 하지 않았다.
재빨리 유소미는 자진해서 그의 오른편에 앉았고, 뒤이어 유소미와 친했던 여동창생들이 건너와 앉았다.
이렇게 되면 하현은 또 미인들에게 둘러 싸이게 되니 여복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멀지 않은 곳에서 몇 명의 남학생들이 고진석에게로 모여들며 말했다.
“진석이 형, 보아하니 우리 존예가 반한 모양이에요! 하현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주었는데도 그를 이렇게 좋아하다니. 오늘 밤 미인을 안고 돌아가기가 쉽지 않겠는데요!”
고진석은 차갑게 말했다.
“걱정 마, 내가 설마 데릴사위 따위에게 지겠어?”
이때, 하현은 미인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유소미 외에 그 왼편에 또 다른 엄청난 미인 장서진이 앉아 있었다.
장서진는 진정한 엄친딸이었다. 남원의 2류 가문이었지만 그녀는 엄친딸의 성깔이 전혀 없었고, 성격이 너무 좋았다.
그녀는 대학교 때 줄곧 하현에게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하현을 무시할 마음이 없었다.
“하현, 아니면 이렇게 하자. 우리 집안에서 최근에 사람을 뽑고 있거든. 내가 부장에게 네 자리하나 마련해 달라고 한 번 해볼게. 기본급이 2백 만원이 넘어. 미래 성장 가능성도 좋고.”
“만약에 관심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장서진은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면서 동시에 하현에게 명함을 한 장 건넸다.
“고마워.”
하현은 장서진이 정말 악의 없이 그를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이때 그는 명함을 받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반면 유소미는 소리 없이 웃고 있었다.
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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