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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장

한 30분 정도를 기다린 뒤에야 하현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는 음식을 손에 들고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제가 방금 시장에 갔다가 할인하는 음식을 좀 사왔어요. 오늘 저녁 같이 먹어요.” 은아가 웃으며 말했다. “좋아!” 희정과 설재석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 절대적인 실망감이 넘쳐났고,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 했다. 설은아가 이혼하고 싶어하지 않으면 그냥 내버려두자. 결국 그들도 단념했다. 이때 그들의 마음은 이미 설유아를 향해 있었다. …… 다음날 설은아는 회사에 출근을 해야 했고 하현도 함께 나갔다. 떠나기 전 희정은 부탁하며 말했다. “은아야, 이제 곧 국경일 휴일이잖아. 네 동생이 막 전학을 와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적응을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네가 휴일에 가서 유아 좀 집으로 데리고 와.” 희정은 지금 완전히 단념을 하고 큰 딸은 쓸모가 없으니 작은 딸을 키우려고 하였다. 자신의 막내딸을 잘 키워서 이번엔 꼭 귀한 사위를 데리고 와야 한다. “알겠어, 엄마.” 설은아는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사실 요 며칠 그녀는 잘 지내지 못하고 있었다. 설씨 회사는 지금 남원에서 모든 업무를 다시 시작해서 잘하고 있었고, 회사 건물 부지도 선정이 잘 되었다. 천일그룹측에서는 수시로 시찰을 하러 오고 있는데 매번 태도가 아주 좋은 걸로 봐서 하 세자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설은아는 더욱 더 소외되어 갔다. 원래 설씨 어르신은 그녀에게 한 자리를 주기로 했지만, 지금은 아예 회사 후방에 있는 부서에서 일을 하도록 지시하셨다. 이 부서로 말할 것 같으면 듣기에는 좋으나 사실상 아무 할 일도 없는, 돈도 없고 권리도 없는 그런 자리였다. 하지만 설은아는 이런 상황에서 싸워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그저 묵묵히 견뎌내고 있었다. 이 모든것을 지켜보고 있는 하현이였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마치 아무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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