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장
설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 이렇게 속물이에요? 이 여자는 손님이고, 나는 손님이 아닌가요?”
솔직히 이 옷은 설은아가 아주 마음에 들어 했는데 거기다 그녀에게 직접적으로 옷을 벗으라고 하니 그녀는 정말 굴욕감을 느꼈다.
맞은편 안내원은 입 꼬리를 치켜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
“아가씨, 손님들도 상중하로 나뉜다는 걸 아셔야 해요. 다른 건 말할 것도 없고 이 분의 구매력을 당신과 견줄 수 있겠어요?”
“아마 이 분이 한 번 사는 옷이 당신이 평생 사는 것보다 더 많을 걸요!”
이 말을 듣고 그 요염한 여자도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분수를 확실히 알아야 돼요.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자신의 분수를 좀 가늠해보고 다시 나랑 비교해 볼 수 있는지 한 번 보자구요!”
이때 그 열쇠를 허리에 차고 있는 남자가 요염한 여자 곁으로 다가가 담담하게 말했다.
“이 가난뱅이들과 이렇게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해서 뭐해?”
“요즘은 돈이면 다 돼!”
“이놈들 아무리 봐도 돈이 없어 보이는데, 그렇게 날뛰고 싶다면 돈이라도 좀 보여줘봐!”
설은아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이 여자는 딱 봐도 셋째 마누라 같아 보였는데 이지경이 되도록 날뛰고 있다니.
그녀 역시 한숨을 쉬고 싶었다.
하지만 문제는 집안이 이런 상황이라 옷 한 벌 사고 나면 끝이다.
그 다음 방세와 숙식은 어떻게 하지?
“당신……”
설은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현이 갑자기 일어서서 담담하게 말했다.
“이 가게에서는 누가 많이 사냐에 따라 물건을 누구에게 팔지 결정합니까?”
아까 그 남자가 하현을 경멸하듯 쳐다보며 말했다.
“왜? 너 나랑 겨뤄볼래?”
“이 어르신이 가진 집 한 채는 너희 같은 가난뱅이들이 평생 고군분투해도 얻을 수 없는 거야!”
이렇게 말하면서 그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열쇠 꾸러미를 흔들자, 찰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남원의 집값으로 따지면 이런 집 한 채는 적어도 6억에서 10억 정도 됐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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