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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장

설민혁은 시큰둥한 얼굴로 말했다. “아빠. 이렇게 소심하게 굴지 않을 수 없어?” “무슨 사고가 난다고 그래?” “무슨 사고가 날 수 있겠어?” “우리와 왕씨 집안의 합작은 이미 결정된 거야.” “하물며, 우리는 이미 왕태민 도련님 라인에 올라 섰어.” “왕태민 도련님이 있는데 셋째 삼촌 식구들이 뭘 할 수 있겠어?” “게다가 내가 듣기로 환영 만찬에서 셋째 삼촌네 식구들 때문이 왕태민 도련님이 피해를 봤대.” “우리가 셋째 삼촌 식구들을 쓸어버려야 설씨 집안에 좋은 일이 생기지 않겠어?” 이 말을 꺼내자 다들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설재석 이 식구들은 정말 자기들이 무슨 물건이라도 되는 줄 아나? 하 세자의 환영만찬에서 왕태민 도련님의 체면을 구겼다니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고 있는 건가? “거기다 내가 듣기로 만찬에 갔던 사람들은 모두 후한 선물을 준비해 갔다고 하는데 그 집 식구들만 빈손으로 갔대!” “그쪽에서 선물 보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니까 정말 그렇게 믿고 있나 봐!” “하하하……” 이때 설씨 집안 사람들은 한바탕 웃었다! 이전에는 설은아가 순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그들 부녀가 똑같이 순진하구나! 게다가 순진한 게 너무 우스울 정도였다. 설재석은 어쨌든 남원에서 십 년 넘게 살았는데 이렇게 순진하다니, 그러니 당연히 사람들과 섞여서 지낼 수가 없지. 설씨 어르신은 차갑게 말했다. “보아하니, 그들 일가를 우리 설씨 집안에서 쫓아내는 것이 옳은 선택인 거 같다!” “할아버지, 정말 잘하셨어요! 지금 그들 식구들은 진퇴양난에 빠졌을 거에요. 남원에도 길이 없고 서울에서도 할 일이 없어요. 저는 이들이 어디까지 떨어지게 되는 지 보고 싶어요!” 설민혁이 맞장구를 쳤다. 오늘밤 그들은 너무 창피를 당했다. 지금 기회가 있을 때 설은아 식구들을 혼내줘야 한다. 당연히 친절하게 대할 수가 없다. 설지연도 지금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이 집안은 독하게 대해야지, 친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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