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장
“인정할건 그냥 인정해! 말을 할 줄 모르면 하지를 말고! 말을 안 한다고 너 벙어리 취급하는 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이 데릴사위야, 누가 너한테 우리 설씨 집안에서 쫑알댈 자격을 줬니?”
설지연은 괴상야릇하게 입을 열었다.
하현은 차갑게 말했다.
“이런 핑계까지 찾아낸 마당에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수 있을지 두렵다. 그 당시에 계약서를 받지 못하고 왔을 때 우리 아내한테 계약서 받아오라고 누가 울면서 소리쳤는지 모르겠네!”
“결국 지금 가짜 계약서를 만들고 자기를 기만하면서까지 큰 잘못을 저질러 놓고 이것마저 부인하려고 하는 거야!?”
“너희 두 사람 다 똑같아. 그런 말을 하다니, 너희는 할아버지가 바본 줄 알아? 할아버지가 치매라도 걸린 줄 아는거야? 너희들을 믿으실 수 있겠니?”
상석에 앉아 있던 설씨 어르신은 눈꼬리를 올렸다. 특히 나는 믿지! 내 친손자인데! 내가 왜 안 믿겠어?
그러나 문제는 이 데릴사위가 이런 말까지 한 마당에 자신이 믿는다고 하면 분명 어리석게 보일 거라는 것이다.
설씨 어르신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억지로 자신을 진정시킨 뒤 탁자를 두드리며 큰 소리로 꾸짖었다.
“됐어! 지금 우리 설씨 집안의 사활이 걸린 마당에 여기서 이렇게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오늘 내가 여기서 한마디 하자면, 이 일이 발생한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누가 우리 설씨 집안을 음해하고 있는지 계속 책임을 추궁해봤자 소용이 없어!”
“생사존망이 걸린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 설씨 가문이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서로 힘을 합쳐서 문제를 해결하는 거야!”
“여기서 이렇게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는 게 아니라! 다 하나같이 어른인데 뭐가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뭐가 시급하고 시급하지 않은지도 구분 못해?”
설씨 어르신은 정의롭게 말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설민혁의 책임을 벗어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맞는 말은 이 시점에서 계속 책임을 따진다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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